전문가, "제도 보완해 학교용지 방치 막아야"
"주택 공급보다 경제 성장 방향으로"
대구 도심 곳곳에 장기간 방치된 미매각 학교용지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설립 필요성이 사라진 부지가 수년째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방치되면서 도시 공간 낭비와 환경 문제까지 낳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학교 수요가 사라진 용지는 과감하게 용도를 변경해 공공시설이나 복합시설, 주택 등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병홍 대구과학대학교 금융부동산과 교수는 "그간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할 때 목표 인구를 설정한 뒤 그에 맞춰 학교, 주택, 공원 등 기반시설을 계획해 왔고, 주거지 도보권 내에 학교를 두는 것을 원칙처럼 여겨왔다"며 "하지만 계획한 수준의 정주 인구가 유입되지 않으면 기반시설이 과잉 공급되면서 결국 학교용지가 방치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학교가 공익시설의 최정점에 있는 만큼 학교용지를 해제할 경우 그에 준하는 공공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지자체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면서도 "장기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20년이 지나면 일몰제를 적용하는 것처럼, 미매각 학교용지에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용도 재검토가 이뤄지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용지의 용도 변경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성훈 대구가톨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학교용지는 상업용지나 주거용지로 용도 변경을 하지 않으면 매각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며 "현행 제도에서는 용도 변경과 개발에 여러 제한이 있어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입법을 통해 학교용지 용도 변경 절차를 완화하고, 소유자에게 개발권을 주는 대신 기부채납 방식으로 기업이나 공공시설을 유치하도록 한다면 보다 효율적인 부지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용지가 도심에 위치한 경우가 많은 만큼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학교용지 복합개발지원을 위한 특별법안'이 회부되기도 했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그동안 미사용 학교용지를 활용한 개발사업은 체계적인 추진체계가 부족했고, 용도 해제나 공공임대주택 건설에 대한 주민 반대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절차를 간소화해 학교용지를 활용한 개발이 도심 주택 공급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주택 공급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 교수는 "주택 공급에만 치중하기보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학교용지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며 "정부 부처와 지자체가 협력해 입법을 추진하고, 미설립 학교용지와 폐교, 교내 유휴 부지를 민간 기업이나 복합시설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완화한다면 지역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