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필리핀 방문 당시 "필리핀 정부에 임시 범죄인 인도 요청"
2016년 필리핀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필리핀 대법원에서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은 '동남아 한국인 3대 마약왕' 박왕열 씨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이 필리핀 정부에 임시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사실을 공개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4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오찬 간담회에서 박 씨를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어제 페르디난드 로무알데스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께 공식적으로 임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범죄자가) 징역 60년 받고 수감 중이라고 하는데 교도소 안에서 지금도 대한민국으로 (메신저를 활용해) 마약을 수출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교도소 안에서 애인도 불러다 논다는데 대한민국에서 이 사람을 수사해서 처벌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안에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실행해 보겠다고 답변을 받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박 씨는 2016년 10월 필리핀의 한 사탕수수밭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필리핀 대법원에서 단기 57년 4개월, 장기 60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현재는 필리핀 뉴빌리비드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필리핀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마약사범은 원칙적으로 형기를 모두 마친 뒤에야 국내 강제 송환 절차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이 합의할 경우 '임시 인도' 방식으로 한국으로 데려와 재판에 넘길 수 있다. 법무부는 2018년 한 차례 박왕열 인도를 요청했지만 필리핀 정부가 이를 보류했다.
박 씨는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마약을 밀반입하고 유통한 혐의로 '동남아 한국인 3대 마약왕' 중 한 명으로 지목돼 왔다. 이 인물은 드라마 '카지노'의 모티브가 된 인물로도 알려져 있다. 특히 수감 중에도 300억원 규모의 마약을 한국에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국내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A 씨 역시 박왕열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23년 11월 JTBC와의 옥중 인터뷰에서도 논란을 일으켰다. 인터뷰에서 그는 "(내가 입을 열면 한국) 검사부터 옷 벗는 놈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 마약 유통 책임에 대해서도 "삼성 휴대폰에 중독된 애들이 밥 먹을 때도 폰을 들고 있으면, 이건희가 나쁜 놈이냐"고 반문하며 마약 중독자들의 문제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다만 마약 유통과 관련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한국 전화 한 통이면 내일 모레 마약이 어디로 들어가고 어디로 나가는지 나는 다 안다. 사업을 해봤으니 유통 구조를 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국내 수사기관이 자신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내놨다. 그는 "(한국에) 못 간다. 왜냐면 증거가 없다. 내가 마약 판 증거가 있느냐"면서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판매한 마약이) 내 것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말하면 한 번 뒤집어진다. 검사부터 옷 벗는 놈들도 많을 것"이라고도 했다.
현지 교도소 생활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JTBC에 따르면 박씨는 교도소 안에서도 '마약 사업가'로 활동하며 비교적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약 거래로 얻은 수익으로 개인 방을 마련하고 테니스를 치는 등 생활을 이어가며 휴대전화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 관계자는 "박왕열이 수감 중인 교도소가 사실상 범죄자 마을과 비슷한 곳"이라며 "TV 시청이나 운동은 물론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까지 자유로운 곳"이라고 밝힌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