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본 공간에서 느낀 익숙함이 내 작업의 출발" 튀르키예 작가 한데 아탄 개인전

입력 2026-03-04 11: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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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튀르키예 순회전
사진·회화 작업 함께 선보여
3월 15일까지 갤러리 토마

튀르키예 출신 한데 아탄 작가가 그린 그림. 한국·튀르키예·일본 각국의 집과 여성을 그렸다. 집은 그대로인데 반해 나무와 사람은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튀르키예 출신 한데 아탄 작가가 그린 그림. 한국·튀르키예·일본 각국의 집과 여성을 그렸다. 집은 그대로인데 반해 나무와 사람은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예술상회토마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예술상회토마 전시 전경. 이연정 기자
한데 아탄 작가가 전시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연정 기자
한데 아탄 작가가 전시장에서 활짝 웃고 있다. 이연정 기자

"분명 처음 가본 곳인데 익숙하게 느껴진 장소들이 있지 않나요? 그 알 수 없는 익숙한 감정이 제 작업의 출발이 됐습니다."

튀르키예 출신 작가 한데 아탄의 개인전 '투 리멤버(To Remember)'가 방천시장 내 예술상회토마에서 열리고 있다.

약 4년 만에 예술상회토마에서 다시 선보이는 한데 아탄의 전시다. 작가는 2019년 튀르키예계 자동차 회사의 한국주재원인 남편을 따라 한국에 왔다. 대구에 거주하던 그는 이스탄불에서 첫 개인전을 준비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시 개최가 불가능해졌고, 그러던 중 유지숙 예술상회토마 대표와 인연이 닿아 2022년 대구에서 첫 사진전을 열었다.

마흔이 넘어 갖게 된 첫 전시. 다소 늦은 감이 있다. 그는 튀르키예 마르마라대학교 수학과, 수학교육 석사를 졸업하고 교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마음에는 사진에 대한 열망이 항상 자리하고 있었다. 그는 "정확히는 사진보다 카메라에 관심이 많았다"며 "카메라 부품부터 인쇄 기술 등이 재밌게 느껴져서 취미로 공부해왔었다"고 말했다.

뒤늦게 다양한 기관과 학원에서 기초·심화·인물 사진 과정을 수료했고, 튀르키에 교육부 산하의 집중 사진 교육 프로그램도 이수했다. 이후 튀르키예를 대표하는 사진작가 메흐메트 투르굿, 페티 카라두만을 사사하며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시작했다. 작가는 "사진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내 인생과 함께 하던 것"이라고 했다.

2022년 전시 당시 인물 사진 10여 점을 선보였던 그는 이번 전시에서 '공간'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내걸었다. 그 공간은 한국 경주와 튀르키예 아이발릭, 일본 야나가와 3개 도시.

작품 속 등장하는 건물들은 공통점이 있다. 처음 봤음에도 마치 오랫동안 살아온 집과 같은 익숙한 느낌.

"경주에 놀러간 어느 날, 어떤 골목과 집을 보고는 마치 내가 살아왔던 집처럼 느껴졌어요. 무의식적으로, 전생에 그곳에서 살았던 것 같은 기분이었죠. 그 익숙한 감정을 처음에는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어요."

사진이 공간의 흔적과 건축적인 면을 담고 있다면, 그림은 그 공간에 축적된 기억, 그리고 도시의 문화와 영혼을 담고 있다. 두 매체는 서로를 보완하며 공간과 기억 사이에 다리를 놓는다.

한데 아탄 작가가 경주를 소재로 그린 그림.
한데 아탄 작가가 경주를 소재로 그린 그림.
한데 아탄 작가가 경주에서 찍은 사진.
한데 아탄 작가가 경주에서 찍은 사진.
한데 아탄 작가가 일본 야나가와를 소재로 그린 그림.
한데 아탄 작가가 일본 야나가와를 소재로 그린 그림.

특히 그의 그림에서는 시간의 순환성과 삶의 단계 사이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연속성이 드러난다. 한 지붕 아래 한국·튀르키예·일본 각국의 집과 여성을 표현한 3개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집은 그대로인데 반해 나무와 사람은 성장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는 "생명을 가진 것들은 계속 변화한다는 것, 그리고 그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얘기하고 싶었다"며 "세 나라가 멀고 문화도 다르지만 그럼에도 살아감에 있어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내가 느낀 익숙함이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객들이 작품을 보며 자신만의 기억을 환기하는 시간을 경험하길 바란다"며 "각자의 삶 속에 스쳐 지나갔던 집의 감각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대구를 시작으로 오는 8월 튀르키예 아이발릭, 10월 일본 후쿠오카로 이어지는 순회 전시다. 전시는 오는 15일까지. 월요일 휴관. 053-555-0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