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맞이 기획전·상설전 개편
추사 '불이선란도' 대구 첫 공개
명품전시 작품 '설죽'으로 교체
김홍도·장승업 등 조선 거장의
여름 정취 담은 작품 상설전시
대구간송미술관이 여름을 맞아 기획전과 상설전을 개편하고 새로운 작품들로 관람객을 맞는다.
앞서 추사의 대표 작품인 '세한도'(국보), '난맹첩'(보물)을 순차적으로 선보여온 기획전 '추사의 그림 수업'에는 지난 2일부터 '불이선란도'(보물)가 대구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불이선란도는 추사가 70대 말년에 그려낸 것으로 완숙기에 이른 거장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최소한의 형상성으로 문인의 이상을 담아낸 문인화의 궁극적 경지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전시장에는 난맹첩과 불이선란도가 마주 보는 형태로 전시됐다. '난맹첩'이 중년의 추사가 완성한 묵란의 교본이라면, '불이선란도'는 노년에 이른 거장의 깨달음과 철학을 담고 있는 그림이다. 두 명작을 비교 감상하며 추사 묵란의 전모를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전시여서, 학계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설전시실도 여름의 정취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새롭게 선보였다.
조선 후기 문인화를 이끌던 심사정과 이인상, 풍속화로 명성을 떨친 김득신, 조선 말기 거장 장승업과 그의 제자 안중식이 그려낸 다채로운 여름 풍경이 대표적이다. 이 작품들은 청량한 산과 숲, 계곡과 강에서 더위를 식히며 마음의 위로와 평온한 안식을 찾고자 했던 선조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와 함께 윤두서, 이경윤이 그린 고기잡이의 즐거움, 심사정, 김양기가 포착한 여름날 모임의 장면은 다채로운 일상을 생생하고 진솔하게 전달한다.
또한 더위를 식히기 위한 도구를 넘어, 선조들의 취향과 소망을 담아낸 부채 그림 10점도 전시됐다. 단원 김홍도의 '기려원유'는 여행길에 나선 나귀 탄 노인과 버드나무, 물새가 어우러진 한적한 강변의 정취를 고스란히 전한다. 이외에 심사정, 이인문, 신위, 조희룡 등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산수와 인물, 화조와 사군자가 부채 위에 펼쳐진다.
작품 하나를 단독 전시하는 명품전시실에서는 수운 유덕장의 '설죽'을 감상할 수 있다. 하얀 눈발이 내려앉은 설죽은 뜻밖에도 겨울이 아닌 여름에 그려진 것이다. 유덕장이 그림으로나마 더위를 식혀주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린 작품으로, 큰 화면에서 전해지는 서늘한 한기는 관람객들을 시원한 대나무 숲으로 이끌며 더위를 잊게 한다.
한편 오는 24일에는 기획전과 연계한 '밤의 미술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정규 관람 시간 종료 후 야간에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전시 기획자의 강연 이후 고즈넉하고 운치 있게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6월 12일부터 대구간송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된다.
대구간송미술관 관계자는 "다가오는 여름을 맞이해 새롭게 선보이는 상설전에서 옛 선인들의 계절을 향유하던 지혜와 풍류를 느끼고, 일상의 무더위를 잊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