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부, 4월 말~5월 초 최소 수요 집중 대비…석탄 감축·ESS 충전 조정 병행
한전, 3월 중순 에너지 세이빙 플랫폼 개설…플러스 DR 보상·요금 절감 한눈에
봄볕이 강해질수록 전력망은 긴장한다. 냉난방이 필요 없어 전기 소비가 줄어드는 봄철에 태양광 발전은 오히려 절정을 맞는다.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전력 과잉'이 전력망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선제 대응에 나섰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6일 "오는 28일부터 6월 14일까지 107일간 봄철 전력수급 안정화 대책 기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봄철은 냉난방 수요 감소로 전력 소비는 줄지만 일조량 증가로 태양광 발전 출력은 높아지는 '저수요·고발전' 구조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시기다. 최근 5년간 봄철 전력 최소수요는 2021년 42.4GW에서 지난해 35.8GW로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4월 말에서 5월 초 사이에 올봄 최소 전력수요가 집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전력수급 대책은 냉방 수요가 폭증하는 여름철과 난방 부하가 집중되는 겨울철의 전력 부족에 대응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봄·가을철 전력 과잉이 새로운 현안으로 부상했고, 정부는 2023년부터 이 시기를 별도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발전량 감축과 수요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발전 측면에서는 석탄화력발전소 운영을 최소화하고, 공공 자가용 태양광 운영도 줄이며, 주요 발전기 정비 일정을 대책 기간에 맞춰 조정한다. 수요 측면에서는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충전·방전 시간을 조정하고 수요자원(플러스 DR) 제도를 활용해 전기 소비를 분산시킨다.
이러한 조치에도 추가적인 발전량 감축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출력제어를 실시한다. 제어 순서는 연료비가 높고 조정이 유연한 석탄·LNG 발전(유연성 전원)을 먼저 줄이고, 추가로 필요하면 원전(경직성 전원)까지 제어하는 방식이다. 발전사업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출력제어가 예상되는 경우 전날 오후 10시, 당일 오전 9시, 시행 30분 전 등 세 차례에 걸쳐 사전 안내한다.
다만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로 실시간 제어가 불가피한 때에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전 통지 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를 전력 수급 관리의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제도도 함께 가동한다. 한국전력공사는 3월 중순 '에너지 세이빙 종합 플랫폼'을 열고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신청과 플러스 DR 보상금, 전기요금 절감액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소비자가 전기 사용 시간을 공급과잉 시간대로 옮겼을 때 얼마나 아낄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줘 합리적 에너지 소비를 돕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주말 낮 시간대 등 공급과잉이 우려되는 시간대로 수요를 이전하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계절·시간대별 요금제 개편도 함께 검토 중이다.
이재식 기후부 전력망정책관은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해서는 전력망에 연결된 모든 발전원의 관측·제어가 중요하다"며 "갑작스러운 기상 변화와 전력수요 변동에도 전력망 불안정 우려가 발생하지 않도록 정밀한 전력수급 및 계통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