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춤에 손…이게 맞아?" 유관순 열사 손녀 두번 울린 AI 영상

입력 2026-02-26 08: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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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 조카손녀 "가슴을 칼이나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파"

유튜브 영상 캡처.
유튜브 영상 캡처.

3·1절을 앞두고 소셜미디어에 유관순 열사를 조롱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영상이 올라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숏폼 플랫폼 틱톡에는 한 사용자가 지난 22일부터 하루 간격으로 유관순 열사 영상 3개를 연속으로 게재해 도합 2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끌어모았다.

최초 영상에선 유관순 열사가 방귀를 뀌고 시원하다고 말한다. 다음 영상에서 열사가 일장기를 향해 애정을 표현하자, 일장기에서 입이 나타나 '나 너 싫어'라고 말한다. 최신 영상에선 상반신은 열사, 하반신은 로켓인 기계장치가 '유관순 방구로켓'이라고 외치며 우주로 솟구친다.

유튜브에도 같은 영상이 다수 올라와있다.

또 다른 영상에서는 유관순 열사가 방귀를 뀌려 하자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야 유관순 여기서 방귀 뀌지 마"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유관순 열사는 방귀를 뀌고 허리춤에 손을 올린 채 "속이 다 시원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문제의 영상들은 오픈AI의 영상 생성 AI '소라'(Sora)로 제작됐다. 소라가 생전 모습으로 참고한 건 3·1운동으로 서대문 형무소에 투옥됐을 때 찍힌 수의 차림 사진이다. 가뜩이나 일제 고문으로 퉁퉁 부은 얼굴이 AI로 복원돼 조롱되고 있는 것이다.

유관순 열사의 조카손녀이자 유관순열사기념사업회 천안지회장을 맡은 유혜경(61)씨는 연합뉴스에 "가슴을 칼이나 송곳으로 찌르는 듯 아프다. 후손들은 그분 업적을 가리지 않으려 숨어 지내고 행동거지 하나하나 신경 쓰고 살아왔는데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온라인에서 "반드시 검거해서 본보기로 처벌 해야한다", "저건 선넘은 것이다", "욕도 아깝다", "미친 사람들이 너무 많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간 국내에서 AI 기술이 독립운동가 등을 조롱하는 용도로 쓰인 사례는 드물었다. 오히려 열사들의 생전 모습을 생생하게 복원해 애국심·보훈 의식을 고취한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역사 속 위인과 현대인의 심정적 간극을 줄이는 데 활용돼온 기술이 이번엔 폄하 용도로 쓰인 것이다.

역사학계에선 이러한 '조롱성 영상 복원'뿐만 아니라, AI의 근본적인 부작용이 다방면으로 역사 왜곡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의 시선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