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법안 심사를 보류(保留)하면서 "지역 내 합의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심사를 보류한 책임을 대구경북에 떠넘긴 셈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및 지원에 뜻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대구시의회가 "대구경북 행정통합 졸속 강행에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제대로 된 행정통합을 바란다'는 것이지 '행정통합 반대'가 아니다. 애초 대구경북은 중앙 권한의 실질적 이양과 핵심 특례, 안정적 재정 기반을 법률로 담보(擔保)하는 행정통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통합법안은 원안 대비 약 76% 수준의 특례 수용률에 그쳤다. 특히 행정통합 재추진 기폭제(起爆劑)가 됐던 연간 5조원 재정 인센티브 지원에 관해 명문화된 조항이 없다.
군공항 이전 사업 관련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특례를 비롯해 공항 활성화를 위한 신공항 주변 법적 지원 등 특례들도 일부만 포함됐다. 재정 자치와 관련해 기준 인건비 예외, 광역통합 교부금 특례 등도 삭제(削除)되거나 임의규정으로 완화됐다. 지역 균형발전과 관련된 도로·철도망 조성 시 예타 면제, 국립 의대 설립 및 첨단의료권 지정 특례 등도 포함되지 않았다. 각종 권한 이양에 대해 대구경북은 법률로 단계적 강제 이양을 요구했지만, 수정법안은 '할 수 있다' 등 권고적 임의규정 형태로 남았다. 지역 자치·지역 맞춤·실효성 확보에는 턱없이 미흡한 것이다.
국회는 당장 오늘이라도 법사위를 열어 대구경북행정통합 법안을 심사해야 한다. "지역 내 합의 부족" 핑계를 대지 말고, 실질적 균형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행정통합법안을 만들어 통과시키면 된다. 대구경북 요구 모두를 수용(受容)할 수는 없을 것이다. 연간 5조원(4년 20조원) 지원, 법인세·양도소득세 50% 등 국세 일부 이양, 신공항 지원 사업, 지역균형발전 사업, 대구경북 통합 의회 구성 비율 등 항목만이라도 명문화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