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전장서 러시아 드론 운용
드론 앞에 기존 무기·전술 무기력
전술 다양화·상시 개발 배치 불가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전장의 변화가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돌아온 북한군이 러시아군으로부터 드론 활용법을 전수받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우리 군도 실전에서 드론이 어떤 전략·전술 하에 운용되는지 파악하는 게 절실해졌다. 기존 재래식 전력은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장에서 확인되고 있어서다. 대응 방안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우크라이나의 대(對)드론 방어 체계는 러시아 자폭 드론 80% 이상을 격추한다.
드론 기술 개발·보급이 최근 들어 매우 빠르게 이뤄진다는 추세를 감안해 우리 군도 기술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값비싼 장비도 무소용
각 군이 보유한 고가의 무기체계가 전장에서 발목을 잡혔다. 실전에 투입되는 족족 저렴한 드론 공격에 무력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드론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내는 무기로 자리 잡았다.
널리 활용되는 드론의 형태는 프로펠러가 네 개 달린 '쿼드콥터'다.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드론과 다르지 않다. 드론 조종사는 FPV(일인칭 시점) 방식으로 드론을 조종한다.
이런 드론으로 ISR(감시·정찰), 직접 타격 임무를 수행한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이 전장에서 수집한 적의 좌표를 '크로피바'와 같은 디지털 지도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이런 방식으로 공격 대상을 결정하니 불필요한 경계 등에 에너지를 소모하지 않아도 된다.
포탄을 장착한 드론이 직접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거나, 드론이 포탄을 떨구는 방식이 흔히 이용된다. 전장에 대량 투입되는 드론 가격은 200달러에서 1천 달러 수준이다. 전장에서 가까운 5~15km 사이를 날아다닌다. 드론은 정찰, 공격, 통신 중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됐다.
드론이 전장을 지배하는 무기로 떠오르자 재밍(전파 방해), 스푸핑(정보 교란)으로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시도도 활성화됐다. 광섬유를 드론에 연결해 신호 교란을 피하는 방식이 이용되고 있다. 벌판에 광섬유가 이리저리 널린 모습이 포착된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하는 시도도 있다. 필요에 따라 자동비행으로 표적 탐지를 맡겨 조종사의 피로감을 던다는 것이다.
드론은 해상 영유권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흑해 연안 노보로시스크에서 우크라이나 보안국, 정보총국 등이 무인수상정(USV)을 운용, 러시아 흑해함대 주요 함정과 잠수함을 격침하는 성과를 거뒀다.
흑해에서 우크라이나를 겨냥해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던 러시아 잠수함과 함정들이 자유롭게 활동하지 못하게 됐다. 당초 크림반도에 주둔했던 러시아 해군은 드론과 무인수상정의 대활약에 노보로시스크까지 후퇴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약 24만 달러(약 3억5천만 원) 정도인 USV가 5억 달러(약7천300억 원) 가치에 맞먹는 주요 무기들을 무력화했다고 자찬했다.
드론은 비교적 단순한 기술과 저렴한 비용으로 강력한 적에 맞설 비대칭 전력으로서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반대로 군사대국들은 전통적인 무기들을 함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몰렸다.
◆빠르게 개발·생산→대규모 소모
2024년 말부터 러시아는 드론 수백 대를 한꺼번에 날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와 인프라 공격에 동원하고 있다. '포화공격'이라 불리는 전술이다. '샤헤드'라는 이름의 자폭 드론이 주로 투입된다. 지난 1월 4천400여 대, 지난해 12월 5천130대를 날려보냈다. 샤헤드 한 대의 가격은 2만~5만 달러(3천만~7천만 원) 수준이다.
당초 좌표를 찍어 날려보내는 기능에 그쳤다. 그런데 최근 위성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장착해 FPV 드론 수준의 정밀 타격 능력을 확보했다는 추측이 나온다. 러시아는 중국에서 인력과 주요 부품을 지원받아 드론 대량 생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모두 민간 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에서 드론을 개발, 생산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짧게는 일주일 안에 드론 채택과 도입 절차를 완료할 정도다. 그만큼 양국이 드론을 전장에 맞게 빠르게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