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한 경찰관에 '칼빵' 발언한 전현무…경찰직협 "공식 사과하라"

입력 2026-02-23 16:57:25 수정 2026-02-23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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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과 출연진의 몰상식한 행태에 깊은 분노"

방송인 전현무. 디즈니플러스 .운명전쟁49
방송인 전현무. 디즈니플러스 .운명전쟁49

디즈니플러스(+) 예능 프로그램 '운명전쟁49'에 출연한 전현무가 순직 경찰관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칼빵'이라는 비속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경찰 내부에서 공식 사과와 문제 회차 삭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이하 경찰직협)는 23일 입장문을 내고 "제복 입은 영웅의 숭고한 희생을 예능의 가십으로 전락시킨 방송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경찰직협은 "범인 검거 중 순직한 공무원의 희생을 '칼빵'이라는 저속한 은어로 비하하고, 이를 유희의 소재로 삼은 출연진과 제작진의 몰상식한 행태에 깊은 분노와 참담함을 표한다"며 "대한민국의 안녕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직 공무원의 헌신은 우리 사회가 영원히 기억하고 예우해야 할 지고지순한 가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당 방송은 공공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매체 본연의 의무를 저버린 채, 고인의 명예를 난도질하고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14만 경찰 공무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숭고한 희생에 대한 저질스런 희화화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죄자들의 은어인 칼빵으로 묘사하여 웃음을 유도한 것은 인륜을 저버린 행위이자,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규탄했다.

특히 전현무의 발언과 관련해 "대중의 사랑을 받는 유명 연예인과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 부적절한 발언에 동조하며 즐거워한 모습은 공인으로서의 자격 미달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이들의 헌신을 조롱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누가 기꺼이 자신을 희생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장면은 "운명전쟁49" 2화에서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무속인, 명리학자, 타로술사, 관상가 등이 모여 여러 미션을 수행하는 서바이벌 형식의 예능이다. 제작진은 순직한 경찰관의 사진과 생시(태어난 시간), 사망 시점만 공개한 뒤 출연진이 사인(死因)을 추리하도록 했다.

한 무속인은 "이분한테 붕대가 먼저 보였다"며 "흔히 칼 맞는 걸 칼빵이라고 하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MC를 맡은 전현무는 출연자들의 추리 정확도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제복을 입었고 칼빵이다. 너무 직접적"이라고 발언했다.

해당 순직 경찰관은 서울 서부경찰서 강력반 형사였던 고(故) 이재현 경장이다. 이 경장은 2004년 8월 부녀자 폭행 피의자 이학만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당시 이학만은 동행을 요구한 이 경장과 심재호 경위를 돌연 공격했고, 이를 제지하던 이 경장이 흉기에 찔려 끝내 숨졌다.

이 사태와 관련, 경찰직협은 ▷해당 방송사가 유가족과 전국 경찰 공무원에게 공식 사죄하고 문제 회차를 모든 플랫폼에서 즉각 삭제할 것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출연진은 진심 어린 공개 사과와 함께 자숙의 시간을 가질 것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엄중히 받아들여 해당 프로그램에 대해 법정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릴 것 등을 촉구했다.

경찰직협은 "제복 입은 영웅들의 명예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순직자의 희생이 온전한 예우를 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