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도둑맞은 310억 비트코인, 돌연 제자리에…'자진 반환' 미스터리

입력 2026-02-20 22: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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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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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범죄 압수물로 보관 중이던 약 31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 320개를 피싱 범죄로 탈취당한 뒤 약 6개월 만에 전량 회수했다. 탈취범이 장기간 가상자산을 보유하다가 돌연 반환한 배경을 두고 의문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광주지방검찰청에 따르면, 검찰은 설날이었던 지난 17일 오후 8시쯤 탈취됐던 비트코인 320개가 모두 기존 오프라인 전자지갑으로 되돌아온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비트코인은 현재 시세 기준 약 310억원 상당이다. 검찰은 회수 경위에 대해 "검찰 수사 등에 부담을 느낀 피싱범이 원래 위치로 비트코인을 이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지난 1월 16일 탈취 사실을 뒤늦게 인지한 뒤, 비트코인이 최종 이체된 전자지갑을 특정해 실시간 추적에 착수했다. 가상자산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자산 이동 시 즉각 통보되도록 조치했고, 국내외 27개 거래소의 협조를 받아 해당 전자지갑을 동결하고 현금화 가능성을 차단했다.

사건은 2025년 8월 업무 인수인계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담당 검찰수사관들이 비트코인을 오프라인 전자지갑인 콜드월렛에 보관하던 중 실제 관리 사이트와 유사하게 제작된 유럽 서버 기반 피싱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비트코인 320개를 탈취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피싱 사이트는 현재까지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콜드월렛 관리 사이트와 외형이 거의 동일해 이용자가 구분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털 검색을 통해서도 쉽게 노출되는 구조였고 이와 유사한 수법의 추가 피해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범죄의 경우 탈취 직후 여러 전자지갑으로 분산 이체하거나 즉시 현금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처럼 약 6개월 동안 자산을 이동시키지 않다가 다시 원래 지갑으로 돌려놓은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검찰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거래소 동결 조치로 사실상 현금화가 불가능해지자, 탈취범이 압박을 느끼고 자진 반환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 검거 이후 형량 감경을 염두에 두고 반환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제3자의 개입 여부 등 구체적인 경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은 현재 피싱 사이트 운영자와 도메인 등록 업체 등을 상대로 추적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내부 보안 관리 책임을 따지기 위해 당시 담당 수사관 5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는 등 감찰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검찰은 현재까지 비트코인 탈취(피싱) 사건에 검사와 수사관 등 내부 직원이 연루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광주지검은 재발 방지를 위해 회수한 비트코인 전량을 보안이 검증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로 옮겨 보관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전방위적인 후속 조치 과정에서 자산을 회수했다"며 "사건의 전모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엄정한 수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