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아니면 다이소… 중간지대 없는 '극과 극' 소비

입력 2026-02-22 15:2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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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대표 '다이소' 급증·매장 대형화
백화점 떠받친 명품, 두 자릿수 성장
"유통시장 재편, 경제구조 약화" 경고

2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북구의 한 다이소 매장. 평일 낮 시간인데도 적잖은 방문객들이 장을 보고 있었다. 이곳은 지난해 9월 약 2천644㎡(800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정은빈 기자
2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북구의 한 다이소 매장. 평일 낮 시간인데도 적잖은 방문객들이 장을 보고 있었다. 이곳은 지난해 9월 약 2천644㎡(800평) 규모로 문을 열었다. 정은빈 기자

자산·소득 양극화에 따라 소비 또한 초저가 혹은 초고가 제품으로 쏠리는 양극화 흐름이 뚜렷하다. 초저가 상품 소매업을 대표하는 브랜드 '다이소'는 계속해 덩치를 키우며 '유통 공룡'으로 성장했다.

◆다이소 급성장… 명품도 호황

20일 오후 3시쯤 찾은 대구 북구의 한 다이소 매장. 평일 낮 시간인데도 매장 안은 수십명이 물건을 고르느라 분주한 상태였다. 이곳은 지난해 9월 약 2천644㎡(800평) 규모로 문을 열어 주목받았다. 한 방문객은 "물건들이 저렴한데 종류도 다양하니 자주 찾게 된다. 물건 구경하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릴 정도"라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다이소는 대구경북 지역 매장을 지난 2022년 148개에서 2023년 150개, 2024년 160개로 늘렸다. 이 기간 전국 매장 수는 1천442개에서 1천519개, 1천576개로 증가했다. 다이소는 '가성비' 제품 선호도가 높아진 소비경향을 발판삼아 생활용품에서 의류,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면서 대형 매장을 늘리는 추세다.

명품시장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산업통상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4.3% 증가해 전체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성장률(0.4%)을 크게 상회했다. 백화점 상품군 중에선 '해외 유명 브랜드' 매출이 10.2% 증가하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

신세계·현대·롯데 등 백화점 3사도 지난해 명품 수요에 힘입어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하이 주얼리' '럭셔리 워치' 부문 성장과 함께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 현대백화점과 롯데백화점은 '고마진 패션' 상품 중심으로 각각 0.1%, 0.3% 매출 신장을 이뤘다.

◆시장 양분에 '경제허리' 위기

소비가 초저가 혹은 초고가 제품으로 양분되는 흐름은 저소득자와 고소득자 사이에 있는 중산층의 소비 경향이 변화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경기가 부진한 만큼 생활용품 구매를 저가 상품에 집중하되 '보상 심리'로 인해 간헐적으로 고가형 제품을 구매하는 패턴이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는 전년보다 0.5% 증가했지만 승용차를 제외한 소매판매액 지수는 0.7% 감소했다. 전기차 보조금 등 정책 효과로 자동차 구매가 늘었지만, 의류나 생필품 같은 생활형 소비는 위축된 상황으로 해석된다. 대구의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떨어진 뒤 지난해 1.5% 반등했고, 경북에서는 2023년부터 연속 하락한 데 이어 작년에도 0.7% 내린 것으로 나왔다.

소비 양극화 추세가 굳어지면 소비와 유통, 생산 등 경제구조 전반이 약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소비동향 변화 맞춰 유통시장이 재편되면서 양분된 시장 한 축에 속하지 못한 중간 가격대 브랜드나 일반 업체는 '생존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윤민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집값과 주가 등이 크게 상승하면서 이들 자산을 보유한 일부가 '부의 효과'를 누리게 되고, 그 영향으로 소비도 양극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건 소비다. 자동차와 냉장고, TV 같은 내구재 소비가 늘어야 경제가 좋아진다고 얘기할 수 있다. 국내경기는 이미 바닥을 친 상태로 판단되며, 전체 소비가 줄었더라도 내구재인 자동차 판매가 늘었다면 장기적으로는 고무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대구의 한 백화점 명품관. 정은빈 기자
대구의 한 백화점 명품관. 정은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