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최형우에게 해결사와 멘토 역할 기대
강민호와 함께 젊은 타선 이끌고 대권 도전
김지찬, 지난해 부상으로 고전…절치부심
상무 전역한 류승민, 외야 경쟁에 합류해
든든한 뒷배다. 베테랑 최형우와 강민호는 삼성 라이온즈의 정신적 지주. 젊은 타선을 이끌고 프로야구 정상에 도전한다. 다만 젊은 선수들이 선배들과 함께 뛰려면 제 입지를 다지는 게 먼저다. 김지찬과 류승민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베테랑 최형우와 강민호의 꿈
푸른 유니폼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제 옷처럼 잘 어울린다. 하기야 프로 데뷔 후 오랫동안 입었던 것이니 그럴 만도 하다. 최형우는 10대 후반 입은 유니폼을 43살에 다시 입었다. 2016시즌 이후 KIA 타이거즈로 떠났다가 10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최형우에게 온나손의 아카마 구장은 익숙한 곳. KIA 시절에도 연습 경기를 하러 종종 들렀다. 최형우는 "별다른 감정이 안 들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10년 만에 여기서 몸을 만드는데 울컥했다"면서 "대구에서 첫 타석에 서면 울지도 모르겠다"고 멋쩍게 웃었다.
지난 시즌 후 삼성은 최형우에게 구애했다. 주장 구자욱 등 삼성 선수들도 그를 원했다. 그런 뜻을 모아 이종열 단장에게 전했다. 자유계약 선수(FA) 신분이 된 최형우는 결국 친정의 부름에 응했다. 이어 FA가 된 후배 강민호에게 삼성에 남으라고 압박(?)했다.
결국 강민호는 눌러앉았다. 삼성은 주전 포수를 잃지 않았다. 최형우는 "한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친하고 아끼는 후배"라면서 "우승 반지를 끼워줄테니 빨리 계약하라고 한 건 야구를 꼭 함께하고 싶어 했던 말이다. '꼬시려고' 했는데 잘 됐다"며 웃었다.
해결사와 멘토. 삼성이 최형우에게 바라는 역할이다. 방망이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주면서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주길 기대한다. 최형우도 "중요한 기회 때 나와 (강)민호가 하나씩 해주면 될 것 같다. 그러면 젊은 친구들도 살아나고 경기도 잘 풀릴 것"이라고 했다.
이번 시즌에도 삼성의 안방은 강민호가 지킨다. 국내 최고 포수란 얘기도 들었지만 아직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더 최형우란 존재가 든든하다. 우승을 많이 경험한 최형우와 함께 대권에 도전한다. 개인적인 목표도 오로지 팀의 우승이다.
강민호는 "(최)형우 형이 있어 많이 의지가 된다. 형의 운동량이 정말 많다. 이래서 야구를 잘하는구나 싶다"며 "우승이 목표라고 했지만 당연한 건 아니다. 준비를 잘해야 이룰 수 있다. 어린 선수들도 경험이 쌓인 만큼 올해는 더 좋은 플레이를 해줄 것"이라고 했다.
◆절치부심한 김지찬과 류승민
지난 시즌 삼성의 화력은 대단했다. 우승팀 LG 트윈스와 자웅을 겨뤘다. 팀 타율(0.271)과 안타(1천330개), 팀 타점(728점)과 출루율(0.353)은 10개 구단 중 2위. 1위는 LG였다. 하지만 팀 홈런(161개)과 장타율(0.427), 득점권 타율(0.291)은 1위를 차지했다.
이번 시즌에도 타선은 탄탄하다. 최형우가 가세해 더 무서워졌다. 중심 타선은 구자욱, 르윈 디아즈, 최형우, 김영웅이 맡는다. 이들이 줄줄이 붙어 있으니 위력이 더 커질 전망. 기회를 만드는 1, 2번 타순은 일단 김지찬과 김성윤이 맡을 확률이 높다.
김성윤은 걱정할 게 없다. 지난 시즌 타율 0.331, 6홈런, 26도루로 꽃을 피웠다. 성실한 선수여서 올 시즌에도 좋은 활약을 기대할 만하다. 다만 김지찬이 문제. 지난 시즌 타율 0.281, 22도루에 그쳤다. 기대치엔 못 미쳤다. 잦은 부상 탓이 컸다.
김지찬은 오키나와에서 마음을 다잡고 있다. 그는 "지난해는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웠다. 많이 뛰고 움직여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일단 몸이 건강해야 한다. 부상을 관리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겠다. 기도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수비 때 김지찬은 중견수로 뛴다. 하지만 제 자리라고 마음을 놓을 순 없다. 외야 경쟁은 치열하다. 이성규, 박승규 등 공수에서 괜찮은 모습을 보일 자원이 적잖다. 김지찬도 "이종욱 코치님과 함께 수비 기본기도 다듬고 있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삼성의 1, 2군 훈련지는 서로 가깝다. 차로 20~30분 거리다. 2군에서 눈에 띄면 언제든 1군에 합류할 수 있다는 뜻. 애초 1군 훈련 명단에 이름이 없던 선수가 1군 훈련지 아카마 구장에서 보이기도 한다. 상무에서 전역 후 돌아온 외야 자원 류승민이 그런 경우다.
타석에서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리는 게 류승민 스스로 꼽은 장점. '롤 모델'인 구자욱처럼 꾸준히 잘 치는 타자가 되는 게 목표다. 17일 자체 청백전에선 홈런을 터뜨리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수비도 많이 좋아졌다. 아직 다듬을 게 많지만 패기 있게 해보겠다"고 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