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지난 11일 '수능(修能·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난이도 조절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7학년도 수능부터 교사 비중을 기존 33%에서 50%로 확대하고 전문성을 높이는 한편,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도 새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2026학년도 수능 영어의 경우 1등급 비율이 역대 최저인 3.11%로 떨어져 혼란(混亂)이 빚어졌으며,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이 사퇴하는 등 파장이 컸다.
수능의 난이도(難易度)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수험생·학부모 및 대학 측의 입장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현재 수능 영어는 EBS 교재에 실린 지문과 비슷하거나 변형된 지문을 출제하는 '간접 연계(間接連繫)'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부에선 EBS 교재 원문이 공개돼 사교육업체가 비슷한 문항을 만들어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EBS 교재 원문(原文)은 수험생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구입해 공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굳이 사교육업체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그 나름의 성과를 낼 수 있는 구조이다. 반면에 AI를 활용해 새로운 지문을 창작할 경우 지문에 익숙하지 않은 수험생들이 체감하는 난도는 충격적으로 높을 수 있다. 'AI 연계 수능 영어 특강' 같은 사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수험생과 그렇지 못한 수험생 간의 격차(隔差)는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EBS 간접 연계 방식이 도입된 뒤에도 영어 영역의 난이도가 널뛰기를 해온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AI 활용 영어 지문 창작' 방식의 도입이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萬病通治藥)은 아니라는 것을 교육 당국은 명심할 필요가 있다. AI 활용은 보조적 수단이 될 수는 있어도 해법 그 자체는 아니다. 상황에 따라 사회적 부작용(副作用)을 더 키울 수 있는 악재(惡材)가 될 수 있다. 수능시험의 AI 도입이 사교육 팽창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