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대구경북 혁신기업] 김인식 금룡테크 대표 "초전도 자석으로 세계시장 두드린다"

입력 2026-02-18 18:57:22 수정 2026-02-18 18:5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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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기 자석 한 우물 30년…청주 오창 프로젝트 참여·유럽 수출 확대
연구용 넘어 산업용 초전도 자석 도전…반도체·의료 분야 확장 모색
지역 기반 방사성의약품 생산 인프라 구축에 기여도 높일 것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내 금룡테크 본사에서 만난 김인식 대표는 초전도 자석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우태 기자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내 금룡테크 본사에서 만난 김인식 대표는 초전도 자석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 도전장을 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우태 기자

초전도 자석은 강력한 자기장을 만드는 첨단 산업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의료영상 해상도를 높이고 정밀 제어가 필요한 장비의 성능도 향상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대중들에게 가장 익숙한 사용처는 MRI이지만 최근에는 방사광가속기와 각종 첨단의료장비, 반도체 공정, 소재·부품 등으로 응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대구에는 초전도 자석 분야에서 30년 이상 업력을 쌓은 '금룡테크'가 있다. 방사광 가속기에 들어가는 자석을 주로 생산했지만 산업 발전과 맞물려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인식 금룡테크 대표는 "비록 눈에 보이지 않는 기술이지만 첨단 산업의 경쟁력을 떠받치는 역할을 한다는 자부심으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룡테크 직원이 제품 품질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금룡테크 제공
금룡테크 직원이 제품 품질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금룡테크 제공

◆ 한 우물 판 결실, 세계 시장 진출

금룡테크는 자석 설계부터 제작, 설치에 이른 전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연구 과제용 '입자가속기 자석' ▷에너지 밀도 및 성능을 높인 '초전도 자석' ▷진단·치료 분야에 활용되는 '의료용 자석' △태양광 에너지 시스템에 탑재되는 '솔레노이드 코일' 등이 있다.

금룡테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다양한 기관, 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포항가속기연구소, 정읍첨단방사선연구소, 일본 나고야대 연구소, 스위스 국립연구소 등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고 최근에는 청주 오창 방사광 가속기 구축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 스위스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 중이다.

김 대표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수요처에 납품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에는 고려대 세종캠퍼스와 국내 최초 단일 신축 와이어 방식 전자석 자기장 측정 장치 국산화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이뤘다"면서 "인력을 늘리고 경산 하양에 새로운 공장을 증축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일이 늘어 바쁘지만 오히려 기쁜 마음이다. 성장의 한 단계로 보고 업무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했다.

초전도 자석은 이전에 원자핵 연구에 쓰이던 기술인 만큼 중소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분야였다. 하지만 오랜 시간을 함께한 직원들과 다양한 난관을 극복하며 지금의 회사를 일궜다. 그는 "러시아 출신 연구원 세르게이 페드로프를 초창기 영입해 지금까지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 곧 은퇴를 앞두고 있어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고향으로 돌아갈 때 보답을 해주고 싶다. 이제는 기업을 이끄는 구성원들이 늘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금룡테크 직원에 초전도 자석 설계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금룡테크 제공
금룡테크 직원에 초전도 자석 설계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금룡테크 제공

◆ 다음 목표는 "사업 확장, 지역 인프라 강화"

한 발 더 나아가 산업 분야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연구용 장비 중심으로 납품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산업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초전도 자석도 주목받고 있다"면서 "MRI 등 의료 장비가 주도해 온 시장도 반도체 웨이퍼 성장 장비와 소재 공정 등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일본을 비롯한 해외 기업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실제 판매로 이어지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포기하지 않고 국내 반도체·소재 기업들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고, 해외 가속기 연구소에서도 구매 참여 요청이 들어올 정도로 기술 인지도는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룡테크는 30명 남짓 중소기업이지만 2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자가 대다수다. 그는 "중소기업에서 오랜 기간 함께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며 "장기근속자에게 황금열쇠를 전달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엔지니어는 건강만 허락한다면 정년 없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경기 둔화로 인한 고민도 적지 않다. 그는 "직원들의 생계가 걸려 있는 만큼 경기가 어렵다고 쉽게 멈출 수 없다"며 "대표가 흔들리면 조직 전체가 불안해진다. 계속 회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김 대표는 "암 진단·치료제를 만드는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을 대구에 유치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답했다.

현재 금룡테크가 개발한 30MeV(메가전자볼트)급 입자가속기가 정읍첨단방사선연구소에서 가동되고 있다. 해당 장치는 암 진단·치료제의 원료를 생산한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원료 수급 불안정으로 암 치료제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환자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을 접하고 안타까웠다. 우리가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국내 수급 안정화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메디시티의 위상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