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올림픽] 37살 스노보드 베테랑 김상겸, 한국에 대회 첫 메달 안겨

입력 2026-02-09 13: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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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서 은메달 따내
4번 도전 끝에 올림픽서 첫 메달 목에 걸어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이 끝난 뒤 시상식에 참석, 은메달을 목에 건 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이 끝난 뒤 시상식에 참석, 은메달을 목에 건 채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노보드 대표팀의 '맏형' 김상겸(37)이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 첫 메달을 따냈다.

김상겸은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 출전, 벤야민 카를(오스트리아)에 0.19 차로 뒤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번째 출전한 올림픽에서 첫 메달을 따내 기쁨이 더했다.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에 첫 메달을 안긴 김상겸. 연합뉴스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에 첫 메달을 안긴 김상겸. 연합뉴스

스노보드 경기 중 알파인(평행대회전, 평행회전)은 속도를 겨루는 종목. 국내 저변이 얕다. 하지만 김상겸은 막노동까지 하면서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경기 후 "오래 기다려준 아내에게 고맙다"며 눈물을 보인 것도 그 때문이다.

김상겸은 한국 스노보드 알파인의 선구자. 척박한 토양 속에서도 꿋꿋이 제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메달과는 연이 닿지 않았다. 고향 평창에서 열린 2018 동계 올림픽 때도 16명이 겨루는 결선 무대에 오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16강 경기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16강 경기를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애초 김상겸은 주목받지 못했다. 직전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상호에게 더 시선이 쏠렸다. 그러나 예선을 8위로 마쳐 8년 만에 결선에 오르더니 제대로 '사고'를 쳤다. 8강전에선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1위인 롤란드 피슈날러(이탈리아)를 제치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날 김상겸이 딴 메달은 의미가 크다. 자신의 올림픽 첫 메달이자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첫 메달. 한국 스키·스노보드 사상 두 번째 올림픽 메달이자 동·하계를 통틀어 한국의 올림픽 400번째 메달이기도 했다. 오랜 인내와 눈물 겨운 노력이 일군 결과.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결승에 출전,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결승에 출전, 결승 진출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승부 현장에서 30대 후반이면 고령이다. 다만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에선 얘기가 좀 다르다. 1명씩 출전해 기록을 겨루는 게 아니라 상대 선수와 함께 경기를 펼치기 때문. 상대 선수, 코스 상태 등 변수가 다양해 경험이 많고 노련한 선수가 유리하다.

그래서 이 종목엔 나이 든 선수들이 많다. 그리고 그들의 성적도 좋다. 김상겸과 결승에서 맞대결한 카를은 김상겸보다 3살 더 많은 40살. '대회 최대 이변'이란 얘기 속에 8강에서 김상겸에게 밀려 난 '세계 최강' 피슈날러는 무려 45살이다. 김상겸의 전성기도 이제 막 시간된 것일 수 있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 은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에 올라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에 출전, 은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에 올라 큰절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후 김상겸은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던 건 가족과 팀 동료들, 코치진 덕분이다. 특히 가족들이 힘을 많이 실어줘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스노보드는 내 인생이다. 앞으로 헤쳐나갈 게 많겠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결승에 출전,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시상대에 올라 벤야민 카를(가운데·금메달), 테르벨 잠피로프(동메달)와 함께 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김상겸이 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 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준결승에 출전, 은메달을 목에 건 뒤 시상대에 올라 벤야민 카를(가운데·금메달), 테르벨 잠피로프(동메달)와 함께 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