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세장벽 논의 위한 '한미FTA공동위' 한달 이상 밀려…조율 난항
농산물·온라인플랫폼규제·지재권 등 협상대에…美 "진전된 입장" 요구
'對韓 25% 관세' 美관보 게재 움직임에…산업계 "대미 수출 막대한 타격" 우려
정부가 관세 재인상을 둘러싼 대미 무역 협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은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요구하는 등 다중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8일 통상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재인상 발언 이후 한국 정부는 외교·통상·안보 라인을 총동원해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미국 측으로부터 재인상 철회와 관련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오히려 미국은 내부적으로 대(對)한국 관세를 15%에서 25%로 올리기 위한 관보 게재 등 행정 절차를 강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국회 입법 상황 등을 미측에 설명하며 관세 인상 조치의 철회나 최소한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부여받기 위해 외교력을 집중하고 있다. 국회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재인상의 근거로 거론한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에 합의한 상황이다.
기업들은 혹여라도 미국의 행정 조치가 먼저 나올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대미 수출을 주력으로 하는 자동차 업계가 불안에 떨고 있다. 현대차·기아 경우 미국의 25% 자동차 관세로 지난해 2·3분기에만 총 4조6천억원의 비용을 부담하는 등 피해가 극심했다.
경제 6단체는 지난 5일 공동 성명을 내고 "미국의 예고된 25% 관세가 현실화할 경우 자동차, 바이오 등 산업 전반의 대미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초래될 수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한미 양국의 '비관세 장벽' 논의도 멈춰선 상태다. 당초 지난해 12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아직 회의 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한 탓이다.
한미는 관세 및 대미 투자 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추는 대신 한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진행하기로 하고, 비관세 장벽 이슈는 한미 FTA 공동위를 열어 정리하기로 했다.
이후 양국은 비관세 장벽 문제 논의를 위한 실무 협의를 시작했으나, 협의가 길어지면서 공동위 개최는 한 달 넘게 밀린 상태다.
특히 최근 미국을 방문한 조현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한국이 (대미) 전략 투자뿐 아니라 비관세 장벽 관련 사안에서도 진전된 입장을 조속히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혀 한국이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도 상당 부분 양보 압박을 받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관세 장벽 협상에서 한미는 식품 및 농산물 교역, 온라인 플랫폼 규제, 지식재산권 등 현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