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석 날벼락 사망사고' 가해 화물차 운전자, 나흘 뒤 단독사고로 사망

입력 2026-02-06 13:40:55 수정 2026-02-06 14:24:09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중앙분리대 파손해 '방현망'이 반대편 차량 전면 강타
경찰 "2차 조사 후 입건 계획했으나 직전에 사망"

사고 차량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사고 차량 모습.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화물차를 몰다 적재함에 실은 대형 크레인으로 중앙분리대를 치는 사고를 내, 반대 차로에서 오던 차량 탑승자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던 화물차 운전자가 사고 나흘 만에 또 다른 교통사고로 숨져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28분쯤 경기도 화성시 만세구 장안면 편도 1차로 도로 교량 부근에서 50대 A씨가 몰던 승합차가 교량 표지석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차에 혼자 타고 있던 A씨가 사망했다.

그런데 숨진 A씨는 나흘 전 안성에서 발생한 이른바 '조수석 날벼락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2시 10분쯤 안성시 삼죽면 38번 국도에서 화물차(트랙터)를 몰다 차량에 견인 방식으로 연결돼 있던 60t짜리 대형 크레인 적재물이 중앙분리대를 충격하는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우회전을 시도하던 A씨는 후미의 회전 반경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원통 모양의 중앙분리대 일부가 파손됐고, 그 위에 설치된 철판 형태의 방현망이 꺾인 채 회전하면서 반대 차로에서 달려오던 쏘렌토 차량 전면부를 강타했다.

방현망이란 맞은편 차량의 전조등 불빛으로 인한 눈부심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시설물이다.

이 사고로 쏘렌토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운전자의 아내 50대 B씨가 숨졌다. 운전자는 사고 직후 약 10분간 인근 병원을 찾다 "동승자가 크게 다쳤다"며 112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심정지 상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사고 발생 2시간 여가 지나 뒤늦게 사고를 인지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이후) 나중에 적재물을 확인하고 나서야 사고 발생 사실을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한다.

경찰은 현장 폐쇄회로(CC)TV 및 피해 차량 블랙박스 등을 종합해볼 때 A씨가 우회전 중 사고를 낸 것이 맞다 판단하고, 뺑소니 혐의 여부 등을 포함한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A씨가 이날 새벽 돌연 단독 교통사고로 숨지는 일이 생긴 것이다. A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서 1차 조사를 받았고, 곧 2차 조사를 앞두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의) 차량 내 블랙박스를 보니 운전미숙으로 인한 사고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A씨가 사망함에 따라 지난 2일 안성 사고의 경우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에 A씨의 차량과 같은 트랙터 및 대형 크레인 차량이 다수 주차돼 있고 정비소까지 있었던 사실을 인지한 만큼, 해당 장소가 당국의 인허가를 받았는지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해당 정비소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그에 걸맞은 처분을 하고, 합법적이라 하더라도 안성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해 진입 도로나 회전 구간을 손보는 등 재발 방지 조치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또한 경찰은 중앙분리대와 방현망 등의 관리주체인 수원국토관리사무소를 대상으로 시설물 안전 관리에 미비함이 없었는지도 따져볼 예정이다.

안성경찰서 관계자는 "A씨는 아직 입건 전으로 2차 조사 후 형사입건 조치하려 계획하던 중 사고로 사망했다"면서 "사고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하겠지만, 도로의 안전 관리 등에 대해서는 계속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