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후계자 없는 중소기업 M&A로 숨통 틀까

입력 2026-02-05 20: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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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승계 정책 제도화 추진
매수·매도 수요 비공개로 매칭…폐업률 낮춘 日 사례 벤치마킹

중소기업 경영자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정부가 인수·합병(M&A)을 통한 중소기업 승계를 공식 정책 수단으로 제도화한다. 친족 승계에 의존해온 기존 가업승계 정책의 한계를 보완해 폐업 위기에 놓인 중소기업의 지속 경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대구경북 기업 '후계자'가 없다

5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대구 지역 중소기업 34만4천260개 가운데 60세 이상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기업은 10만1천114개로 전체의 약 29.4%에 달했다. 이 중 후계자가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은 2만8천320개로 고령 CEO 기업의 약 28%를 차지했다.

경북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북 지역 중소기업 39만8천850개 중 60세 이상 CEO가 운영하는 기업은 11만7천182개로 전체의 약 29.4%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후계자가 없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은 2만8천241개로 고령 CEO 기업의 24.1%에 해당했다. 고령화와 후계자 부재가 맞물리면서 원활한 승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역 고용과 산업 기반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그동안 정부의 기업 승계 정책은 상속·증여를 통한 친족 승계(가업승계)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자녀 부재, 승계 기피 등으로 친족 승계가 어려운 기업이 늘어나면서 제3자에게 경영권을 이전하는 M&A 승계가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했다는 것이 중기부의 판단이다.

지역 경제 입장에서도 M&A를 통해 기업 존속과 고용 유지 효과를 이어갈 수 있다. 폐업은 지역 기업과 일자리 감소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정책 대안이 절실하다.

◆M&A 특별법 추진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가칭)'인수·합병 등을 통한 중소기업 승계 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특별법에는 M&A형 승계의 정의와 함께 지원 대상 기준, 사후 관리, 지원 인프라 구축 근거 등이 담길 예정이다. 기존 중소기업진흥법에 규정된 가업승계 관련 조항도 특별법으로 이관해 기업 승계 정책을 통합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신뢰 확보를 위한 장치도 함께 마련된다. 정부는 기업 승계 전용 M&A 플랫폼을 구축해 매수·매도 수요를 비공개 방식으로 매칭하고, 중개 기관 등록제를 도입해 일정 요건을 갖춘 중개사만 기업 승계 M&A에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플랫폼은 올해 상반기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시범 구축된다.

절차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된다. 중소기업 승계 목적의 M&A에 한해 주주총회 소집 기간 단축, 채권자 이의제기 기간 축소, 소규모 합병 요건 완화 등 상법 특례를 적용하는 방안이 특별법에 포함된다.

중기부는 일본 사례를 정책 참고 모델로 제시했다. 일본은 고령화 이후 M&A를 통한 기업 승계를 적극 유도해 흑자 폐업률을 낮추고, 경영자 연령 구조를 개선하는 성과를 거뒀다는 설명이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경영자 은퇴 이후 중소기업이 폐업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개별 기업을 넘어 지역 경제와 제조업 기반을 지키는 국가적 과제"라며 "국회와 협력해 특별법 제정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