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찰, 보이스피싱 예방 '7.9억→124억'…선제적 대응 15배 성과

입력 2026-02-05 14: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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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응 체계 전환 후, 예방 효과 수치로 증명

대구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대구경찰청 전경. 매일신문DB

지난달 29일 외부와 연락을 끊은 채 금전 송금을 준비하던 일명 보이스피싱 '셀프감금' 수법에 당한 40대 피해자가 자신의 주식 등 전재산 18억원을 송금하려던 것을 경찰이 설득해내 피해를 예방했다.

당시 경찰은 문자메시지를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와 예방 수칙을 반복 안내하고, 경찰관 신분을 밝힌 뒤 약 40분간 전화 설득을 이어갔으며, 대면하기 전까지 본인이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할뻔 했다는 것을 믿지못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지난 1월 16일에는 대구 달서구에서 '보이스피싱 의심'이라는 금거래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피해자가 신규로 개통한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피해를 예방했다.

피해자(20대 여성)는 검사를 사칭한 피싱범에게 속아 지인들과 연락을 차단하고 공유숙박업소에 투숙 후 다음 날 금(5천만 원 상당)을 매입해 피싱범에게 전달하려고 하였으나, 금거래소와 출동경찰관이 협업하여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했다.

또한 같은달 21일 대구 수성구에서는 금융기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은행창구에서 손을 떨며 불안해하는 피해자를 진정시키는 과정에 피해자의 휴대전화 뒤에 감추어진 메모지를 발견했다. 메모지에는 '보안유지, 2시간마다 보고, 돈 인출방법 등' 피싱범과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고, 피해자(70대 여성)는 검사를 사칭한 피싱범에게 속아 현금 7천만 원을 인출 후 피싱범에게 전달하려했지만, 이를 막아냈다.

이처럼 대구경찰청은 지난해부터 적극 추진해 온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방식 전환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기존에는 피해신고 후 수사를 통한 범인검거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난해 3월부터는 신고현장에서 피해를 차단하고, 시민들에게 보이스피싱을 당하지 않는 방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 선제적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대구에서는 지난해 3월 보이스피싱 범죄 대응 체계 전환 후 최근 11개월간 183건에 124억원의 보이스피싱 예방 성과를 거뒀다.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년간 보이스피싱 예방금액이 24건에 7.9억원에 그쳤던 데 비해 예방건수는 7.6배, 예방금액은 무려 15배나 대폭 증가했다.

김병우 대구경찰청장. 대구경찰청 제공
김병우 대구경찰청장. 대구경찰청 제공

대구경찰청의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문제인식 및 분석과 체계적 대응이 빛났다.

범인에게 심리적 지배를 당한 피해자가 경찰관에게 거짓 진술을 하며 피해 사실을 은폐하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거 피해 사례를 정밀 분석 후 현장 판단 체크리스트를 제작해 보급했다.

출동경찰관이 체크리스트 기반의 전략적 질의를 던짐으로써,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임을 인지하도록 한 것이 피해 예방을 높이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내부 역량 강화를 위해 피싱전담팀과 전문강사가 현장경찰관을 직접 찾아가 노하우를 전수하는 '현장 밀착형 교육'을 진행, 표준화된 대응 체계를 갖췄다. 치안현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피해 예방에 기여한 경찰관을 즉시 포상도 아끼지 않았다.

대구경찰청은 민·경 협력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여 금융기관은 물론, 셀프감금형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숙박업소, 금은방을 대상으로 범죄 수법을 공유하고, 보이스피싱 예방 포스터 및 전단지를 활용하여 적극 홍보 활동에 나섰다.

대구경찰의 선제적 대응은 지난해 11월 대구경찰청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

김병우 대구경찰청장은 "보이스피싱은 피해 회복이 어려운 만큼 시민의 소중한 재산 보호를 위해서는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라면서 "변화하는 신종 보이스피싱 수법에 대해 연구하고 발빠르게 대응하여 시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