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미사일·드론 기습 공격
우크라 방공망 소모…유럽도 공포
위협적 수단이지만 대량 배치 한계
유럽 방공 체제 강화로 대응 나서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우크라이나 키이우와 몇몇 도시에 강렬한 섬광과 함께 미사일이 쏟아졌다. 이전 공습과 달리, 하늘을 가르는 빛이 유난히 빠르게 지나가는 장면이 포착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를 극초음속미사일 공격으로 판단했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마하5를 넘는 속도와 예측하기 어려운 비행 경로로 인해 요격이 극히 어려운 무기로 인식된다. 현실로 다가온 이 위협에 유럽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주요국의 극초음속미사일 전략을 짚어본다.
◆실전 투입된 극초음속미사일
지난달 24일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드론 등으로 키이우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따르면 이날 사용된 무기 체계는 396기에 달했다. 그 중에 3M22 지르콘 극초음속순항미사일 2발이 포함됐다.
1월 공습에서 러시아의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변전소 등 전력계통을 노렸다. 현지 매체들은 이를 주거용 전력 공급을 마비시켜 국민들의 전쟁 피로를 극대화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극초음속미사일의 등장은 전쟁에 적응해가던 우크라이나 사회에 새로운 공포를 안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러시아의 이번 공습은 극초음속미사일을 활용한 공격 중 실제 피해가 두드러진 사례로 평가된다. 러시아군 미사일의 전술적 완성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극초음속미사일은 마하 5 이상(시속 약 6천120km이상)의 속도로 비행한다. 형태는 크게 두 가지다. 극초음속 활공체(HGV) 방식은 로켓 추진체로 발사된 뒤 활공체만 분리돼 비행한다.
기존 탄도미사일의 포물선 궤도를 따르지 않고 기동이 가능해 요격이 어렵다. 다만 비행 막바지에서 마하5 이하로 감속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탐지 및 요격 기회가 생길 수 있다. '천하무적'은 아닌 셈이다.
반면 극초음속순항미사일은 스크램제트 등 공기흡입식 엔진으로 추진력을 얻어 목표물을 향해 극초음속 비행을 유지한다. 저고도로 비행하며 적외선과 위성 감시망 추적을 회피하기 수월하다. 활공체보다 요격이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대신 엔진 개발의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가격이 비싸다. 대량 제작에 한계가 있다.
이런 특성들로 극초음속미사일은 적국의 고성능 방공방을 돌파해 목표물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적합하다. 이동식 미사일처럼 시급한 표적을 타격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유럽 방공망의 취약성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유럽 방공망의 최대 취약점으로 '탐지-식별-요격까지 걸리는 시간의 압박'을 지적했다.
여기에 러시아는 저고도 드론과 고속 미사일, 탄도미사일까지 동원한 포화 공격(자원을 총동원한 동시 공격) 전술을 펴고 있다. 유럽 방공망이 대비하지 않았던 시나리오였다.
국제문제연구소인 콘라드아데나워재단은 지난달 10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전쟁 중에 미사일 사거리 확장·다탄두화 등 현대화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방인 벨라루스에 배치한 신형 오레슈니크 중거리미사일(IRBM)도 기존 미사일을 상당 부분 개량한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는 이 미사일이 마하 8~12 속도를 낸다고 주장한다. 벨라루스 서부에서 발사하면 나토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까지 10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한 속도다.
◆잠재적 위협에 대응 방안은?
IISS는 나토의 미사일 방어 전략인 통합미사일방어체계(IAMD)가 새롭게 나타난 위협에 대응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지적한다. 각국이 ▷서로 다른 요격체계 ▷불완전한 데이터 공유 ▷상이한 교전규칙 등으로 공통의 위협에 대처하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에 나토는 지난해 IAMD 체계를 새로 정립했다. 나토 핵심 기반시설과 자산 방어를 목표로 모든 방향과 속도, 고도의 공격에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적 공격에 대한 요격에 앞서 외교적 노력이나 군사력 시현을 통한 억제, 나아가 발사 저지를 위한 공세 작전도 편다는 방침이다.
다만 동유럽에 배치된 지대공미사일 체계 중 극초음속미사일에 대응 가능한 자산은 대부분 미군이 운용하고 있다. 장거리 선제 타격도 미군 도움이 필수적이다. 현재로서는 유럽이 독자적인 방공 작전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개별 국가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3일 로이터통신은 미하엘 트라우트 독일 우주사령부 사령관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독일이 위성 기반 미사일 조기경보체계 구축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ISR(정보, 감시, 정찰)에 대한 미국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도다.
앞서 독일은 우크라이나전 발발 직후인 2022년 ESSI(European Sky Shield Initiative) 발족했다. 이를 통해 20여개 국이 가진 방공 자산을 상호 연동시켜 다층 방공망 연계를 추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