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반발' 검찰 중간간부도 한직…줄사표·장기미제 적체 우려도

입력 2026-02-02 16: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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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 지청장들 대거 고검 전보
법조계 "입 닫고 있으란 거냐" 비판…장기미제 적체 심화 우려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연합뉴스

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단행된 마지막 대규모 중간간부 인사를 두고 법조계의 반발이 거세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문제를 제기했던 지청장들과 '이화영 재판 집단 퇴정' 사태와 연관된 수원지검 지휘라인 검사들이 일제히 한직으로 전보되면서, 사실상 '솎아내기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법무부가 지난 29일 단행한 인사에 따르면 임일수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은 서울고검 검사로, 조민우 평택지청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윤원기 원주지청장은 수원고검 검사로, 김윤선 천안지청장은 부산고검 검사로 각각 전보됐다. 유옥근 남양주지청장과 손찬오 부산서부지청장, 김민아 목포지청장도 모두 서울고검 검사로 이동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11월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집단 성명에 이름을 올렸거나, 검찰 내부망을 통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인사들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국회 위증 혐의 재판에서 검찰이 집단 퇴정한 사태와 관련해 수원지검 지휘라인에 있던 검사들도 주요 보직에서 물러났다. 김현아 수원지검 1차장은 대전고검 검사로, 김현우 수원지검 형사6부장은 부산고검 창원지부 검사로 각각 전보됐다.

검찰 안팎에서는 차장·부장급 검사들의 '줄사표' 가능성도 거론된다. 앞서 검사장 인사에서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와 관련해 입장을 냈던 김창진·박현철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된 직후 사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번 인사를 두고 검찰 등 법조계에서는 보복성 인사라는 비판과 함께 향후 공소청 전환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신설 과정에서 생길 잡음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검장 출신의 A 변호사는 "현 정권에 반발하면 다 좌천시키는 식"이라며 "'눈치 보면 영전, 비판하면 좌천'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인사가 반복되면 검사들이 법과 원칙보다 정권의 눈치를 먼저 보게 된다"고 했다.

고검장 출신 B 변호사는 "차장급·검사장급 인사와 합쳐서 보면, 이것이 과연 검찰 인사인지 의문"이라며 "조직에 비전이나 활력을 주긴커녕 '정권에 거역하지 말고 입 닫고 있으라'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청 폐지 일정을 정해놓고 가는 상황에서 중수청·공소청 구성 과정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의미로 읽힌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인사가 장기미제 사건(3개월 넘게 처분되지 않은 사건) 적체를 심화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지난해 가을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가 대규모로 이뤄지면서 일선 검사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검찰의 장기미제 사건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법무부가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검찰 장기 미제사건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장기 미제 사건은 3만7천421건으로 전년(1만8천198건)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부장검사 출신 C 변호사는 "2차 종합특검으로 인한 인력 유출과 검찰청 폐지를 앞둔 어수선한 분위기로 가뜩이나 수사가 어려운데 최근 인사에 따른 사건 재배당으로 인해 적체 현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라며 "장기미제의 경우 사건 기록만 살피는 데만 몇 달은 걸린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 전까지 해소되긴 어려울 것"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