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수도'로 거듭난 대구…대대적인 '도시 세일즈' 나서야"

입력 2026-02-02 15: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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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호 초대 대구정책연구원장 퇴임 인터뷰
3년 임기 마침표, 중단 없는 도전 강조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 10월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 제공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이 지난해 10월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대구경북 언론인 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 제공

대구의 중장기 미래 전략을 설계해 온 대구정책연구원의 박양호 초대 원장이 지난달 30일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국토연구원장과 창원시정연구원장을 지낸 박 원장은 2023년 2월 1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분리·출범한 대구정책연구원의 초대 수장으로서 대구만의 독립된 정책 싱크탱크를 지역에 안착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

재임 기간 그는 대구를 'AI로봇 수도'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 비전을 제시하고, 달빛철도 특별법 통과 등 굵직한 지역 현안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했다. 박 원장은 퇴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정책과 전략을 스스로 알리는 대대적인 도시 마케팅과 세일즈에 나서야 한다"며 중단 없는 혁신과 도전을 강조했다.

- 대구경북연구원에서 분리된 대구정책연구원의 초대 원장으로서, 출범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였던 부분과 임기 전체에 대한 총평을 부탁드린다.

▶정책 싱크탱크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는 '고품질의 적시 연구성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연구 결과가 늦어도 안 되고, 너무 성급해도 안 된다. 적시에 완성된 연구가 정책 집행으로까지 연결돼야 한다.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조직 시스템을 개편했다. 신공항, 신산업, 공간개혁, 청년 정책, 팬데믹 이후 동네생활권 등 대구가 당면한 혁신 과제를 중심으로 전략랩(Lab) 8개를 만들었다. 연구실과 전략랩을 매트릭스형으로 엮어, 한 연구원이 여러 과제에 동시에 참여하도록 했다. 박사급 연구자 20명으로 출발했지만, 소수 정예 체제로 높은 연구 효율을 냈다고 자부한다.

- 재임 기간 중 대구시 정책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자부하는 연구 성과를 꼽는다면

▶첫 번째는 단연 '대구 국가 로봇산업 수도' 전략이다. 2023년 6월 정책브리프 3호에서 처음 '수도' 개념을 도입했다. 단순한 산업 육성이 아니라, 국가 전략 차원의 중심지 개념이었다. 이후 2024년 12월 대구가 AI로봇 글로벌 혁신특구로 전국 최초 지정됐고, 이듬해 5월 대선 공약으로 발전했다. 지난해 10월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공식 논의가 이뤄졌다. 두 번째는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달빛철도법) 연구다. 철도 노선에 '역세권 개발' 개념을 도입하고, 이를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 거대경제권 구상으로 확장했다. 이 연구가 바탕이 돼 2024년 1월 25일 달빛철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30일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 초대 원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대구정책연구원 제공
30일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 초대 원장의 이임식이 열렸다. 대구정책연구원 제공

- 임기 중 반드시 마무리하고 싶었으나 완결 짓지 못한 과제가 있다면

▶AI로봇 수도의 핵심 인프라는 대구 AI 종합연구센터다. 미국이 기술 패권을 쥔 배경에는 토머스 에디슨 연구소처럼 공공 연구 거점이 있었다. 또 하나는 대구형 SPA 브랜드 개발 사업이다. 대구 섬유업체의 매출과 고용 규모는 대구 전체 제조업의 15~16%를 차지하지만 이들이 창출하는 부가가치는 9%에 불과하다. 원단과 염색은 대구에서 하지만 이를 활용해 수익을 내는 것은 서울 업체이기 때문이다. '대구산 유니클로, 대구산 자라'를 만들자는 실행 계획에 대한 기대가 크다.

-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기대 효과와 현실적 걸림돌은 무엇인가

▶통합의 효과는 다섯 가지다. 첫째, AI로봇 수도권의 확장이다. 둘째, 대구경북 내부 순환이 강화돼 균형 발전과 생산성이 높아진다. 셋째, 포스텍·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구미·안동·포항을 잇는 강력한 커넥션이 가능하다. 넷째, 시군별 다양한 특화 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다. 다섯째, 이를 통해 고도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걸림돌은 명확하다.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이 온전히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심의 과정에서 각종 특례가 빠져선 안된다. 정부의 재정 지원도 실질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 5대 미래 신산업의 연착륙을 위해 차기 시정이 집중해야 할 전략은 무엇인가

▶모든 전략은 'AI로봇 수도 전략'에 맞춰야 한다. 대구경북행정통합특별법에 담긴 국립 AI 연구소 설립도 서둘러야 한다. 또 하나는 앵커기업 유치다. 네이버·카카오 같은 기업의 일부 계열사를 제2본사 형태로 대구에 유치해야 한다. 이를 위해 파격적인 인허가·세제 혜택이 필요하다. 동시에 대학 중심의 창업 시스템을 강화해 AI로봇 창업 수도로 가야 한다.

- 대구경북신공항과 후적지 개발에 대해 반드시 짚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군공항 이전과 후적지 개발은 반드시 국토종합계획에 반영돼야 한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을 보완해 국가 재정이 직접 투입되는 구조로 가야 한다. 후적지는 콘텐츠를 미리 정하지 말고,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해 유연성을 남겨야 한다. 무엇보다 국가와 지자체가 협약을 통해 책임과 재정을 명확히 나눠야 한다. 말이 아니라 문서로 묶어야 한다.

- 청년 유출과 저출생 문제에 대해 실효성 있는 해법은 무엇으로 보고 있나

▶2024년 하반기부터 청년 이탈 폭이 줄고, 혼인·출산 지표가 소폭 개선됐다. 핵심은 일자리, 주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다. 주말에 쉴 수 있는 공간, 스포츠 시설과 도서관이 결합된 '직장·주거·문화(직주문) 청년타운'이 필요하다.

- 평소 북극항로 논의 속에서 대구의 전략적 포지션도 무척 강조했다.

▶북극항로는 새로운 프런티어다. 부산만 볼 것이 아니라 포항 영일만항을 봐야 한다. 북극항로 기준으로는 영일만이 더 가깝다. 대구·구미·포항이 연결되면 대구는 물류 요충지가 된다. 대구의 자동차부품, 구미의 방산 물량을 영일만으로 모으고, 대구는 배후 물류 도시로 기능해야 한다.

박양호 초대 대구정책연구원장
박양호 초대 대구정책연구원장

- 후임 원장과 연구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싱크탱크의 철학이 있다면

▶싱크탱크는 데이터 기반의 고품질 적시 연구를 해야 한다. 추상성을 버리고 구체성을 택해야 한다. 현재 정원이 50명 정도인데 현원은 42명 정도다. 속히 정원을 채우고, 분야를 넘는 융합 연구를 해야 한다. 신공항과 북극항로를 연결하는 연구가 대표적인 예다.

- 퇴임 이후 계획과 대구에 대한 마지막 당부가 있다면

▶퇴임 후에도 대구를 위한 자문과 강연을 이어갈 계획이다. 필요하다면 '대구메이드 포럼' 같은 플랫폼도 만들고 싶다. 직접 찾아가는 도시 세일즈, 산·학·연·관이 함께하는 협업형 도시 마케팅이 필요하다. 조금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도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