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계속 줬는데…" 美 관세 인상, 반복된 경고 있었다

입력 2026-01-29 15:20:45 수정 2026-01-29 15:3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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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관세 인상은 韓 법안 통과 지연 탓"
트럼프 관세 카드 압박, 美 관보 게재 준비중
美 재무장관 "韓 국회 통과 안되면 다 무효"
WSJ "밴스, 미 기업 불이익 관세 부과 경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앤드루 멜런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앤드루 멜런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 프로그램 출범 행사에서 연설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한국에 내민 관세 압박 카드는 갑작스러운 변덕에서 나온 게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한미 관세 합의와 달리 '대미투자특별법'이 한국 국회를 통과하지 않는 등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을 자극한 탓이라는 것이다. 관세 인상과 관련한 경보가 반복해서 울렸음에도 제자리걸음에 그친 한국에 보내는 확실한 경보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 입법부가 우리의 역사적인 무역 합의를 입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한다"는 메시지를 보였을 때 협상용 압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인상 시기를 못 박지도 않았고, 메시지 게시 하루 만에 "우리는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긴 터였다. 더구나 관세 인상 조치 실행 행정명령 서명이나 관보 게재 등이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부과안을 연방 관보에 등재하기 위한 실무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든 관세 인상 실행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앤드루 멜런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앤드루 멜런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트럼프 계좌(Trump Accounts)' 프로그램 출범 행사에 참석한 팝스타 니키 미나즈(가운데 흰 옷)를 보며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한국에게 날벼락 같은 미국의 관세 인상은 약속 불이행 탓이 확실해 보인다. 백악관은 "한국 측은 자신들이 이행하기로 한 부분에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한미 양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는 3천500억 달러(약 505조 원)의 대미 투자 계획이 포함돼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폭스비즈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이 신속히 자신들의 몫을 이행하지 않는 상태를 계속 용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합의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던 터다. 특히 대통령실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 만큼 얘기가 잘됐다"고 자찬했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미국이) 법안의 진척 정도, 국회 심의 등 전반적 절차가 기대보다 느리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28일 C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가 상황 진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가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보음은 이전에도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술기업을 겨냥한 차별적 규제와 조사에 대해 한국에 경고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JD 밴스 부통령이 23일 김민석 국무총리와 가진 회동에서 명시적인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테크기업에 대한 조치가 지속될 경우 한미 무역 합의가 흔들리고 관세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