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라이딩의 진화는 '캠핑카'…사교육 과열의 "엽기적 풍경"

입력 2026-01-28 12: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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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특강 대기용 휴식공간으로 개조 차량까지 등장
주정차 과태료 감수하며 종일 대기

학령인구 감소에도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은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 저연령화가 심해지면서 전체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중·고등학생을 크게 웃돌았다.사진은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학령인구 감소에도 최근 10년간 사교육비 총액은 60% 이상 증가했다. 특히 사교육 저연령화가 심해지면서 전체 초등학생 사교육비 증가율이 중·고등학생을 크게 웃돌았다.사진은 4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모습. 연합뉴스

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밀집 지역 곳곳에 캠핑카가 주차돼 있는 모습이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7일 학원가에 따르면 서울 강남·서초 일대 일부 학부모들은 방학을 맞아 겨울 특강 수업을 듣는 자녀들을 위해 승합차를 캠핑카 형태로 개조해 학원 수업 사이 자녀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시간 대기할 공간이 마땅치 않다는 이유인데 자녀의 학원 시간에 맞춰 차로 직접 등·하원시키는 이른바 '라이딩'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원 수업 대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캠핑카까지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서초·송파 지역 학부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치라이드의 끝판왕을 봤다. 몇주째 캠핑카를 몰고와서 은마사거리 인근 도로변에 종일 주차해놨다" 라는 글이 올라왔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작성자에 의해 삭제된 상태다.

한 입시학원 강사는 대치동에 거주하지 않은 학생들 가운데 일부 강좌만 특강 형식으로 듣는 경우가 있는데, 강의 중간에 시간이 비면 차에서 쉬다 오는 아이들도 있다며 주정차 과태료를 물어야 할 때도 있지만 인근에서 방을 구하는 게 사실상 더 어렵고 비싸기 때문에 이런 선택을 하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전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정말 엽기적이다", "버스 정류장 근처에도 세워놓고 버스 정차도 못하는 경우도 봄", "별일이 다 생긴다", "캠핑카는 안에서 밥도 먹고, 쉴 수도 있어서 이용하나 보다", "대단한 용기다", "저도 봤다. 신기해서 사진도 찍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자녀가 2명 이상인 집의 사교육비 지출이 코로나 이후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소비지출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사교육비 총액은 29조 1천919억 원으로, 2014년(18조 2천297억 원)과 비교해 무려 60.1% 증가했다.

저출생으로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여러 사회·경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사교육비 총액은 늘어났다. 교육 서비스 물가가 상승하고, 소득 증가로 교육 지출 여력이 확대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데이터처 관계자는 설명했다.

맞벌이 가구 증가로 학원이 돌봄 기능을 일부 대체하고 있는 데다 한 자녀 가구가 늘면서 교육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자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된 점도 맞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