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근 대구공업대학교 골프레저과 교수
중·장년 골퍼가 다치는 구조적 이유
학교 스크린실습실에서 50대 골퍼 A씨는 허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스윙이 자꾸 막혀서 유튜브에서 본 동작을 따라 했는데, 그날 이후 허리가 돌아오질 않아요." 병원 진단은 요추 염좌와 고관절 가동 제한. A씨는 골프를 친 시간보다 유튜브 레슨을 본 시간이 더 길었다고 말했다.
이제 이런 사례는 낯설지 않다. 골프를 치지 않는 날보다 유튜브 레슨을 더 많이 보는 중·장년 골퍼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스마트폰만 켜면 '원포인트 레슨', '비거리 20m 늘리는 법'이 쏟아진다. 문제는 이 편리한 레슨 소비가 단순한 정보 습득을 넘어, 실제로 골퍼의 몸을 망가뜨리는 구조로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생활체육 현장에서 허리, 고관절,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는 중·장년 골퍼가 급증하고 있다. 이들에게 부상 원인을 물으면 상당수가 "유튜브에서 본 동작을 따라 했다"고 답한다. 이는 개인의 무리한 연습 문제라기보다, 전문적 지식과 신체 이해가 필요한 영역마저 영상 소비에 의존하게 된 사회적 현상에 가깝다.
운동역학적으로 골프 스윙은 팔로 치는 동작이 아니다. 고관절 회전, 체중 이동, 지면반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전신 운동이다. 하지만 유튜브 레슨은 이러한 맥락을 제거한 채 '눈에 보이는 동작'만을 강조한다. 고관절 가동성이 떨어진 중·장년 골퍼가 회전을 강요받으면 요추에 부담이 집중되고, 하체 지지가 불안정한 상태에서 상체를 과도하게 쓰면 팔꿈치와 어깨가 먼저 손상된다.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체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보 소비의 결과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유튜브 레슨이 골퍼의 '몸을 느끼는 능력'을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골프는 원래 자신의 균형과 리듬, 불편함을 인식하며 조정해 가는 스포츠다. 그러나 짧고 자극적인 영상에 익숙해질수록 골퍼는 통증을 '경고 신호'가 아닌 '극복해야 할 과정'으로 오해한다. 이는 부상 위험을 키울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골프를 평생 스포츠가 아닌 단기 소모 스포츠로 전락시킨다.
이러한 현상은 골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문적 지식과 체험이 필요한 분야조차 유튜브에 의존하는 사회에서, 개개인의 부정확한 지식 습득과 신체적 피해는 결국 의료비 증가와 스포츠 이탈이라는 사회적 비용으로 이어진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개인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제도와 문화가 방치한 구조적 문제에 가깝다.
이제 레슨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 기술 전달 이전에 신체 상태를 점검하고, 스윙 교정보다 움직임의 한계를 인식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중·장년 골퍼를 대상으로 한 체형·가동성 기반 평가, 오프라인 전문가 중심의 맞춤형 레슨 환경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플랫폼 중심의 소비가 아닌, 사람 중심의 지도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다.
현장에서 보면 유튜브 레슨으로 다친 이들은 뒤늦게 전문가를 찾아와 "왜 진작 상담받지 않았을까"라고 말하곤 한다. 영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멀리 있는 정보보다, 내 몸을 직접 보고 설명해 줄 수 있는 가까운 전문가가 결국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선택이기 때문이다.
유튜브 레슨은 편리한 도구다. 그러나 자신의 몸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따라 하기는 연습이 아니라 위험에 가깝다. 이제 골퍼 스스로도 질문을 바꿔야 한다. "이 스윙이 더 멀리 보낼까?"가 아니라 "이 스윙이 내 몸에 맞는가?"를 먼저 물어야 할 때다.
김종근 대구공업대학교 골프레저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