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김인현] 2026년, 바다에서 기회를 살리자

입력 2026-01-29 15:47:09 수정 2026-01-29 16: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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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명예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인현 명예교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대한민국은 중공업과 서비스 산업이 함께 강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으며, 반도체·조선·자동차 산업이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있다. 이들 주력 산업의 공통점은 원자재와 완제품이 바다를 통해 수출입된다는 점이다.

경북은 포항에서 일찍이 제철 산업을 일으켜 국가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철강을 공급해 왔다. 포항항을 통해 철광석을 수입하고, 이를 가공한 철제품을 다시 수출하는 구조를 오래전부터 구축해 왔다. 이들은 모두 바다를 통해 이루어졌다.

경북은 또한 수산업의 중심지였다. 오징어·꽁치·대구·명태와 같은 어종이 사시사철 풍부하게 잡혔다. 경주의 감포항에서 시작해 구룡포·포항·강구·축산·후포·죽변·울릉도에 이르기까지 동해안의 어항들은 한때 활기를 띠었다. 이러한 국민 밥상의 기반 역시 바다였다.

아름다운 동해안 해변을 따라 펼쳐지는 해양관광 역시 경북 해양수산의 큰 자산이다. 감포의 문무대왕릉, 영덕 블루로드, 평해의 월송정, 울릉도와 독도는 천혜의 관광지로 수많은 방문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경북이 바다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바다 깊숙한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산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심층수 산업이다. 심층수는 식수로 상품화될 뿐 아니라, 수온이 낮아 냉각·제빙 산업에도 활용될 수 있다.

육지로 둘러싸인 지역과 비교할 때, 긴 해안선을 가진 경북은 분명 축복받은 지역이다. 이제 우리는 이 축복을 얼마나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지 되돌아보며 2026년을 맞이해야 한다.

수산업과 해운산업은 우리가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핵심 바다 산업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해양수산 정책도 과감하게 전환되어야 한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오징어 어장은 사실상 사라졌고, 대신 참치 어획이 급증하고 있다. 오징어잡이 어민들에게는 새로운 어종에 대한 어획 기회를 보장하거나 감척을 통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삼치와 참치 등 대체 어종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2022년과 2025년, 국제 쿼터를 초과한 참치를 대량으로 폐기하는 사태를 목격했다. 이제 참치를 경북의 대표 어종으로 육성하고 상품화할 준비를 해야 한다. 국제기구로부터 쿼터를 확대 배정받고, 정치망 어선 단계에서부터 급속 냉동 설비를 갖추어야 한다. 육상에도 이를 연계할 냉동·가공 인프라가 필요하다.

국가 전략으로 추진 중인 북극항로 개척에서도 포항은 부산항과 함께 거점 항만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호주에서 수입하는 철광석을 장차 러시아에서 북극항로를 통해 대체하여 들여올 수도 있을 것이다. 부산항이 대형 컨테이너선 중심 항만이라면, 포항은 3천TEU급 중소형 컨테이너선의 모항으로서 일본·대만 등지의 화물을 집적해 북극항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지리적으로 경쟁 항만보다 북극에 가까운 포항은 선박연료유 보급항으로도 유망하다.

북극 항해에서는 얼음 정보가 핵심인데, 포스텍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위성 기반 해운정보센터를 유치한다면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들은 중국 닝보에서 출발해 부산을 거쳐 포항을 지나야 한다. 충분한 인센티브가 제공되면 선박들은 포항을 기항지로 선택하게 될 것이다.

수산 분야에서는 블루 푸드테크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수산물을 안전하고 먹기 좋게 가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수산물 가공센터를 적극 활용하고, 해외 수산자원의 안정적 수입도 병행해야 한다.

이처럼 바다에서 경북의 육지로 유입되는 수산물과 원자재를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운송하기 위해서는 물류 인프라가 필수적이다. 영일만항의 선석을 16석에서 32석으로 확대하는 계획과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다. 해상풍력 지원선, 쇄빙선, 크루즈선을 위한 전용 선석도 단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우리의 바다에 주어진 기회를 살리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