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로 산재 못 줄였다…대구 사망사고 38→67건, 78%↑

입력 2026-02-02 15:29:17 수정 2026-02-02 18:4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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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확대에도 사고 되풀이… 현장은 '예방 체계' 요구
사망자도 38→68명, 74%↑…경기 뺀 모든 지역서 오름세
"실효성에 의문" 지적 잇따라

11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중대재해 예방 포인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건설 현장에 중대재해 예방 포인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중대재해법(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시행에도 불구하고 중대 산업재해가 되풀이 되고 있다. 엄격한 제도도 중요하지만 사고 예방 체제를 마련해 개별 기업의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알림e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산업현장 사망사고 발생 건수는 440건으로 전년 동기(411건) 대비 7.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도 443명에서 457명으로 3.16%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접수된 사망 사고 건수는 38건에서 67건으로 76.31% 급등했으며 사망자 수는 39명에서 68명으로 74.35% 증가했다. 다른 지역도 경기지청을 제외한 모든 지방청의 중대재해 건수가 오름세를 보였다.

중대재해법은 지난 2022년 1월 시행되기 시작했고 2024년에는 상시 근로자 50인 미만(5인 이상) 소규모 사업장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됐다. 올해로 시행 4년차를 맞았지만 처벌에 초점을 맞춘 제도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대구의 한 금속가공 기업 관계자는 "중대재해법 확대에 맞춰 시설도 개선하고 컨설팅도 받았다. 하지만 사고는 예측하기 힘든 시점에 순식간에 벌어져 불안감을 떨치기 힘들다"면서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안전 책임을 별도로 두기 힘들어 겸직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근로자들이 안전 수칙을 지킬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의 입법 영향 분석'을 통해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가 강화됐으나, 법 시행 후 재해자 수와 재해율은 증가했다. 사망자 수와 사망률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중대재해법이 산업재해 전반을 억제하는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경제계에서는 중대재해법 시행에 따른 부담이 높은 만큼, '예방'에 무게를 둔 제도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10월 대구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산업재해 규제 강화에 대한 지역기업 의견 조사'를 보면 응답 기업의 과반 이상인 55.7%가 '예방 및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관련 법률 시행으로 '경영상 부담을 느낀다'는 기업이 92.5%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대구상의 관계자는 "산업안전과 중대재해 예방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지만,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