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한기 대구가톨릭대 총장 "전환을 넘어 성과로…지역 혁신의 중심 대학 될 것"

입력 2026-01-2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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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신문 80주년] 지역에서 대학을 묻다: 2026총장 인터뷰
인성도 스펙… 전국 최초 인성교육원 설립, '인성교육'의 요람
오랜 기간 축적해온 의·약·간호 및 바이오 분야 강점에 선택과 집중

성한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이 지난 21일 대구가톨릭대 효성캠퍼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제공
성한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이 지난 21일 대구가톨릭대 효성캠퍼스에서 매일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제공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글로벌 경쟁 심화라는 삼중고 속에서도 지방대학은 끊임없이 활로를 모색하며 나아가고 있다. 매일신문은 2026년 새해를 맞이해 지역 대학을 이끌어가고 있는 총장들을 만나 신년 포부와 당찬 계획을 들어본다.

성한기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은 2026년 신년을 맞이해 "전환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이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할 때"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서 지방 사립대학은 존립의 기로에 서 있다"며 "변화가 필요하다는 말은 오래전부터 반복돼 왔지만, 이제는 '변화 그 자체'만으로는 부족한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도 '인성교육'은 끝까지

성한기 총장이 제시한 2026년 대구가톨릭대의 핵심 키워드는 '전환을 넘어 성과로'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은 더 이상 예측 가능한 위기가 아니라, 이미 대학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현실"이라며 "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언이나 계획이 아니라 실제 변화와 그에 따른 성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지난 몇 년간 교육체계 개편과 학생 중심 교육 인프라 구축, 글로벌 유학생 유치 전략 등 다양한 혁신을 추진해 왔다.

그는 "그 결과 신입생 충원율 상승, 재학생 만족도 개선, 외부 사업비 수주 확대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대학 모델로 정착하는 것이다. 2026년은 그동안의 혁신이 대학 경쟁력으로 완성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대구가톨릭대가 끝까지 지켜야 할 정체성으로 그는 '인성교육'을 꼽았다. 대구가톨릭대는 1996년 전국 최초로 인성교육원을 설립해 이론·체험·실천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인성교육을 시행해 왔다.

성 총장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은 결국 스펙이 아니라 인성"이라며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봉사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전인적 성장이 우리 대학이 지켜야 할 핵심 가치"라고 강조했다.

◆의학·간호학·건축학·사범대학 모두 최고 등급 달성

지난해 성과에 대한 평가도 이어졌다. 성 총장은 지난 2025년을 "전속력으로 달린 한 해"라고 표현했다.

특히 의학·간호학·건축학·사범대학 인증평가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획득한 점을 가장 자랑스러운 성과로 꼽았다.

그는 "우리 대학의 교육체계와 교수진, 교육시설의 우수성이 공식적으로 입증된 결과"라며 "이 밖에도 학생 1인당 장학금 전국 1위, 대구·경북 대형 사립대 중 12년 연속 취업률 1위, 외국인 유학생 2천 명 시대 개막 등도 주요 성과들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 사업 공모에서 5년간 860억 원 규모, 15개 사업을 확보하며 경북 지역 대학 중 최대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고도 덧붙였다.

◆점점 심해지는 수도권과의 격차… 대학사랑기부금 제도 해답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에 대한 인식도 분명했다.

성 총장은 "연구비 규모, 우수 교원 확보, 대기업 및 글로벌 기업과의 연계 등 여러 측면에서 수도권에 유리한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고등교육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사립대학이 등록금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10년 넘게 이어진 등록금 동결은 대학 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성 총장은 지방 사립대학에 대한 정부 지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대학사랑기부금 제도' 도입을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대학사랑기부금 제도는 고향사랑기부금처럼 대학에 일정액을 기부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것으로, 현재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차원에서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며 "지역의 대학이 사라지면 청년이 떠나고, 기업은 인재를 구하지 못하며 상권이 무너지는 등 그 지역의 생태계가 황폐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역 소멸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성 총장은 대학의 역할을 '청년의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규정했다. 지역 인재를 길러 지역 산업에 취업시키고, 지역에 정주하도록 만드는 구조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RISE 사업과 지산학연 협력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학생들이 재학 시절부터 지역과 연결돼 '이 지역에서도 충분히 좋은 삶의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의료·바이오, AI 디지털·융합, 미래모빌리티에 선택과 집중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구가톨릭대가 집중하는 분야는 의료·바이오, AI 디지털·융합, 미래모빌리티다.

성 총장은 "의·약·간호 및 바이오 분야는 오랜 기간 축적해 온 강점"이라며 "AI·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결합해 미래형 의료·헬스케어 인재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미래모빌리티 역시 대구·경북 산업 구조와 맞닿아 있는 전략 분야로 꼽았다.

RISE 사업 첫해에 대해서는 "기대와 부담이 공존한 한 해"라고 평가했다.

그는 "지역과 대학이 하나의 목표를 두고 협력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점 자체가 큰 성과"라며 "지금은 성과를 조급하게 판단하기보다 씨앗을 심는 시기"라고 말했다.

단기 성과 중심의 평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며, 과정 중심·중장기 평가 체계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성 총장은 "RISE체계가 출범하면서 지자체와 대학의 본격 협력하게 되었기 때문에 아직 상호 이해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특히 대학의 현실이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한 제도와 운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 성과만이 아닌 과정 중심 평가와 중장기 성과 인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기 성과 위주의 평가는 대학을 보수적으로 만들고, 장기적 혁신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학생들과 지역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성 총장은 "지금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AI 대변혁의 시대"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틀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변화의 물결에 휩쓸려 낙오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구가톨릭대는 학생들의 꿈을 키워가는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임기 말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으냐는 질문에는 "어려운 시기에 대학 본연의 소명을 지키기 위해 구성원들과 함께 고민하고 걸어간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 대학의 미래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걸어간 시간 속에서 만들어진다고 믿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