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공사 인사 개입 공방 격화…이학재 "불법 압박" 국토부 "사실 아냐"

입력 2026-01-20 17: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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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사장 "靑 뜻이라며 인사 중단 압박" 폭로
국토부 "경영 공백 고려한 의견 전달…정기인사도 정상 시행"
인사·감사 놓고 공기업 자율성 vs 주무부처 권한 정면 충돌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대통령실의 인천공항 공사 불법 인사 개입'을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이 10년 만에 유례없는 특정 감사를 받고 있다"라며 "또 매년 시행되는 정기 인사를 둘러싼 대통령실과 국토부의 불법 개입이 지난해 말부터 심각했다"고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사를 둘러싼 불법 개입 논란이 국회 폭로와 정부 반박으로 정면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가 인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한 반면, 국토부는 즉각 "사실과 다르다"며 전면 부인했다.

이 사장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중추 시설인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대통령실의 불법 인사 개입이 도를 넘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1월 1일 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국토부를 통해 '대통령실의 뜻'이라며 신임 기관장이 올 때까지 인사를 하지 말라는 압력이 반복적으로 전달됐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단순한 의견 개진 수준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기 인사의 불가피성을 설명하자 '3급 이하 하위직만 인사 시행', '임원 공석 시 직무대행 체제 전환', '인사 내용 대통령실 사전 보고 및 승인 후 시행' 등 법적 근거 없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며 "이는 명백한 초법적 인사 개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사장은 "인사를 강행하자 '대통령실에서 많이 불편해한다'는 노골적인 반응까지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외국 사업과 경영 차질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 퇴임 예정이던 부사장의 퇴임이 막히면서 쿠웨이트 해외사업 법인장 인사가 지연돼 현지 사업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상임이사 교체와 특수목적법인 임원 선임 역시 '신임 사장 이후'를 이유로 멈춰 서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두고 "직권남용이자 명백한 업무방해"라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같은 날 설명자료를 내고 "인천공항공사 인사에 불법 개입을 했다는 주장과 표적 감사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국토부는 "공사 경영진 공백 가능성과 조직 안정성을 고려해 일부 임원의 퇴임 인사안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을 뿐, 인사를 중단하거나 압박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정기 인사 논란에 대해서도 "공사 정기 인사는 2026년 1월 1일 자로 정상 시행됐다"며 "정기 인사 자체를 막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주차대행 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특정 감사 역시 "공항 이용객 불편 우려와 개선 과정의 문제점이 다수 언론에서 제기돼 실시 중인 감사"라며 "개인을 겨냥한 표적 감사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현 정권과 국정 철학을 같이하는 인사로 공기업을 운영하고 싶다면 법을 바꿔야 한다"며 "불법적 방식으로 퇴진 압력을 행사할 일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그는 또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차라리 사장인 나를 해임하라"고 말했다.

공기업 인사 자율성과 주무 부처의 관리·감독 권한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향후 국회 차원의 추가 검증과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