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병합에 비협조적… 美, 관세 부과
독일, '북중미 월드컵 보이콧'도 고려 대상
찰스 3세 국왕 미국 국빈 방문 취소 요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꺼내든 '관세 카드'에 오랜 동맹의 틈이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영국, 프랑스 등 유럽 8개 나라를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10%, 6월부터는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유럽연합(EU) 주요국들이 맞불 관세 등으로 대응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80년 동안 이어진 대서양 동맹이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에 깨질 위기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는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27개 회원국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회의를 열고 미국의 관세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U는 미국의 일방적 관세 부과에 맞대응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보복 관세 패키지가 고려 대상이다. EU는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 대비해 ▷항공기 ▷자동차 ▷버번위스키 등 미국의 주요 수출품에 보복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다행히 협상이 타결되며 물 밑으로 가라앉았다.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무역 바주카포'라 불리는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 조달 ▷지식재산권 등의 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다. 160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가 가능하다. 2023년 도입 이후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 이에 더해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6월 개막하는 북중미 월드컵 보이콧도 선택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가디언은 위르겐 하르트 독일 기독민주당(CDU) 외교정책 대변인이 "그린란드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을 바꾸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북중미 월드컵 보이콧도 고려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찰스 3세 국왕의 미국 국빈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더미러 등에 따르면 사이언 호어 보수당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다가오는 찰스 3세 국왕의 미국 국빈 방문은 취소돼야 한다"며 "문명 세계는 더 이상 트럼프를 상대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같은 맞대응 방안들이 실현된다면 미국과 유럽이 맺어온 대서양 동맹은 파국이 불가피해진다. 다만 이런 논의들이 협상용 미끼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번 주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럽의 강경한 대응과 보복 조치가 실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의 안보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고, 대미 수출과 금융·디지털 서비스 분야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오히려 강경한 조치로 유럽의 경제와 안보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