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하고 개방적인 '승계 프로그램 의무화' 추진
"금융사 자정 노력 기다리기에는 시장 요구 수준 높고 시간도 여유롭지 않아"
금융당국이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는 금융지주사들의 지배구조 개혁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그동안 금융권 안팎에서 끊이지 않았던 '셀프 연임' 논란과 '나눠먹기식' 행태를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 첫 회의를 개최했다.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현재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폐쇄적"이라고 규정하며, "CEO 선임 과정이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운영된다는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특히 소유가 분산된 은행지주사를 겨냥해 "주인 없는 회사의 특성을 악용해 회장 선임 및 연임 과정에서 참호를 구축한다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국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가 보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개방적인 승계 프로그램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특히 CEO 연임 시에는 주주의 통제를 대폭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도 핵심 과제다. 경영진을 견제해야 할 사외이사가 오히려 경영진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해, 사외이사 선임 과정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제고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금융권의 '돈 잔치'에도 제동이 걸린다. 단기 성과에 치중해 무리한 영업을 유발하고 소비자 피해를 낳는 현행 보수 체계를 뜯어 고치겠다는 것이다. 당국은 성과보수를 장기 가치와 연동시키고, 과도하게 지급된 성과급은 다시 회수하는 '클로백(Clawback)' 제도의 도입 등을 검토한다.
이번 TF의 움직임은 단순히 권고 수준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는 금감원, 연구원, 학계, 법조계 등 전문가들과의 논의를 거쳐 오는 3월까지 개선방안을 확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안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권 부위원장은 "금융사의 자정 노력을 기다리기에는 시장의 요구 수준이 높고 시간도 여유롭지 않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14일, 1월 중 국내 8대 은행지주회사(KB,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iM, BNK, JB)의 지배구조에 대한 특별점검에 착수하기로 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