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시인과 진상규명 차단 의혹, 한동훈이 잃어버린 '정치적 신의성실'
1년 뒤에야 '개입 뒤늦게 알았다', 인지시점 및 사후조치 안 밝혀
윤리위 징계 논의 과정에서도... "본인과 측근들이 윤리위 공격"
지난 13일 심야 회의 끝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제명을 의결한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번 징계와 관련한 설명을 14일 내놨다. 징계를 촉발한 '당원게시판 사태'가 민주적 여론형성을 왜곡하고 당내 갈등을 조장한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한 한 전 대표의 대응 역시 극히 부적절했다는 게 핵심이다.
윤리위는 민주주의의 기본 도구인 공론장을 조작하고, 그에 따르는 리더의 책임을 부정하며, 나아가 조사 기관의 정당성마저 공격함으로써 한 전 대표 측이 최고 수위 징계를 자초했다고 판단했다.
윤리위는 우선 자당의 주요 정치 지도자들을 공격한 이번 사건으로 당에 큰 물의가 일었음은 물론, 공론장을 왜곡하고 여론 형성의 정당성을 훼손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당의 게시판은 당원들의 자발적인 의사가 분출되고 수렴되는 소통의 공론장이다. 이런 곳에 소수의 인원이 다수의 계정으로 1천건이 넘는 글을 게시한 것은 당내 여론을 특정 방향으로 유도하려 한 여론 조작의 성격을 띤다는 것. 이는 당의 민주적, 정상적 의사결정 구조와 여론 수렴 기능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울러 정당의 대표는 단순한 개인이 아니라 정당의 가치를 수호하고 구성원의 갈등을 조정해야 할 공인이라는 점에서 한 전 대표의 대응 역시 이런 문제를 더욱 키우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전 대표는 가족의 개입을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하지만, 윤리위는 이를 리더로서의 신의성실 및 관리책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족이 공적 공론장을 어지럽히는 동안 이를 방치하거나, 인지 후에도 즉각적인 규명에 나서지 않은 것은 분명한 문제라는 것.
윤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빠르게 사실관계를 조사하거나 규명해 이로 인한 심각한 당내 분란이나 정치적 파장을 차단하기는커녕 당 대표실이 당무감사위원회에 사건 조사 중단을 지시하고, 수사기관에도 법률대리인 의견서 제출로 수사 중단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리위는 한 전 대표가 1년이 넘어 상당한 시간이 지난 이후에 비로소 가족 연루의 사실을 공식 확인했고, 이때도 정확한 인지 시점과 사후 조치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징계 과정에서 나타난 한 전 대표의 대응 방식 역시 윤리위는 심각한 문제로 인식했다. 한 전 대표가 직접, 혹은 정치적 측근들이 여러 유력 미디어에 출연해 윤리위 위원들과 그 가족을 상대로 가공의 이야기들을 생산, 만족하는 허위조작정보 공작을 펼쳤다는 판단도 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