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테헤란 및 주요 도시로 시위 확산
이란 당국 "시위 가담하면 사형" 엄포
민생고, 경제 파탄 극복 방법 없어 난항
미국과 팔레비 왕조 후손 개입 주목
이란 당국이 지난해 말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 대한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 반정부 시위는 사실상 이란 전역으로 확대됐으며 사상자도 점차 늘고 있다. 당국은 인터넷과 국제전화를 차단했다. 격화하는 시위도 강경하게 진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소 116명 사망 추정
10일(현지시간) AP통신은 미국 소재 인권단체인 이란인권활동가뉴스통신(HRANA)을 인용해 지난달 28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 이후 지금까지 최소 11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구금된 사람만 2천60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당국은 시위 참여자를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지난 8일부터 이란 당국은 국제전화와 인터넷을 차단해 이란 내부 시위 상황이 국제사회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다만 온라인에 올라온 동영상과 CNN 등을 종합하면 보안군의 유혈 진압으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병원에 몰린 시위대 시신에 대한 목격담도 전해진다. 테헤란에서는 수십만 명의 군중이 "독재자에게 죽음을"과 같은 구호를 외치며 종교시설인 모스크를 비롯해 신학교, 은행, 경찰서 등 주요 시설들을 불태웠다. 제2의 도시인 마슈하드를 비롯해 주요 도시들도 시위대가 거리를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시위대에 대한 강경 진압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일 연설에서 그는 시위대를 외국의 영향을 받은 '테러리스트', '트럼프의 꼭두각시'로 규정했다. 이란의 강경파들은 국민들에게 시위에 가담하면 사형에 처할 것이라며 강경 진압을 예고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대책이 없는 게 더 큰 문제
이코노미스트 등 외신들은 대규모 탄압 외에는 딱히 해결책이 없는 것이 이란 당국 앞에 놓인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당국은 서방의 규제에 맞선 내핍과 계획 경제 등 '저항 경제' 체제 속에서 리알화 가치 폭락과 물가 폭등, 중산층 붕괴 등에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포린어페어스는 "정치적 자유가 제한되는 이란 국내에서 적어도 기본 생계와 가격 안정 등을 보장했던 게 저항 경제"라며 "이를 보장하지 못한 것은 당국과 국민 사이의 사회계약이 깨진 것"이라고 했다.
외부의 타격도 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을 도운 것은 물론, 최대 압박 정책을 되살려 원유 수출도 막았다. 또 해외 수익의 본국 환류를 차단하는 등 수출 수익이 막힌 것도 이란에 타격이었다.
향후 미국 등의 개입이 반정부 시위 사태에 변수가 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과거와 같은 유혈사태가 벌어지면 "개입할 것"이라며 "가장 아픈 곳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고 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쫓겨나 미국에 거주 중인 팔레비 왕조 마지막 왕의 아들 레자 팔레비 왕세자는 소셜미디어에 영상을 올리고 이란 국민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 공화국을 "무릎 꿇릴 것"이라며 도심 장악을 촉구하는 한편 "조만간 이란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