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대응 않는 이란… 트럼프 "참수 전 마지막 기회" 압박

입력 2026-08-04 15:4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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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협 후 협상' 전략 안 먹혀… 진퇴양난
꿈쩍 않는 이란, '계산된 제한 확전' 전략
지구전(持久戰)으로 흐를 경우 주도권 쥔 쪽은 이란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 실려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엥겔랍광장에 설치된 반미 광고판 앞을 이란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엥겔랍광장에 설치된 반미 광고판 앞을 이란 학생들이 지나가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란이 요지부동이다. "참수 전 마지막 기회"라는 극언까지 써가며 합의를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에 꿈쩍하지 않고 있다. 위협을 고조시키다가 협상 카드를 꺼내는 트럼프식 전략을 여러 차례 겪은 터다. 오히려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두고 오만과 원활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진퇴양난에 처한 상황으로 보인다.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나온 취재진의 질문에 "이란과의 대화가 진행 중"이라던 트럼프 대통령의 답변은 사실과 달랐다. 이란이 곧장 부인했기 때문이다. "참수 전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도,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감당하지 못할 수준의 공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위협도 효과가 없었다.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상선에 통행료를 부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등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권을 쥔 것처럼 주장하지만 현실은 딴판이다. 이란은 일절 반응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오만과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두고 원만한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사정을 잘 아는 이란 당국자 2명을 인용해 해협에 진입하는 선박은 이란이 통제하는 수역을 이용하고, 출항하는 선박은 오만이 통제하는 수역에 가까운 경로를 따르는 합의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환경 영향 ▷보안·인력 배치 등에 필요하다는 명목으로 서비스 이용료를 부과해 양국이 반씩 나눌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제너럴모터스(GM) 시험장에서 경제 관련 연설을 하던 중 춤을 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제너럴모터스(GM) 시험장에서 경제 관련 연설을 하던 중 춤을 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주도권이 이란 쪽으로 넘어간 게 아니냐는 분석도 연이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3일 이란이 전면전을 촉발하지 않는 선에서 충돌 범위를 확대하는 전략으로 미국과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을 전했다. '계산된 제한 확전' 전략으로 호르무즈해협 문제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양보를 끌어내려 한다는 것이다.

지구전(持久戰)으로 이어질 경우 이란이 미국보다 더 오래 버틸 수 있다고 보는 것인데 중동의 ▷무역로 ▷해상 항로 ▷에너지 인프라 등을 압박 수단으로 삼아 대치에 따른 비용을 꾸준히 높인다는 게 전제다. 역으로 이란이 트럼프 행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라는 것이다.

특히 이란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또 다른 중동 분쟁에 깊이 말려드는 걸 꺼리는 점을 기회로 보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한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는 양보를 약점으로 해석하며, 오로지 압박에만 반응한다는 게 이란 측의 평가"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양측 중 어느 쪽도 물러설 의사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며 "어느 쪽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는 분쟁으로 소용돌이칠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