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17일 대통령령 서명…신설 법인 LEV 매니지먼트에 임시 관리권 이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스위스 식품 대기업 네슬레와 프랑스 유통업체 오샹 등 서방 기업의 러시아 자회사 16곳을 강제 접수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령은 네슬레, 프랑스 유통업체 오샹, 구 르루아 메를랭 DIY 체인(현 레마나 프로)의 러시아 사업권을 'LEV 매니지먼트'라는 러시아 기업에 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대통령령은 프랑스 물류업체 FM 로지스틱의 러시아 자회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했다.
LEV 매니지먼트는 네슬레, 오샹 등과 연관된 러시아 법인 16곳의 지분 관리권을 넘겨받게 됐으며, 푸틴 대통령이 목요일 대통령령에 서명함으로써 이 조치가 공식화됐다. 탐사 매체 노바야 가제타 유럽에 따르면 LEV 매니지먼트는 2025년 말에야 설립된 신생 법인으로, 러시아 내무부 장성이 대표를 맡고 있으며 알려진 사업 실적이 전혀 없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결정을 내리는 데 고려된 요인 중 하나는 해당 기업들이 비우호국, 즉 현재 우리나라에 대한 군사 작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 나라들 출신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네슬레는 러시아에서 상당한 규모의 사업을 유지해 왔다. 네슬레는 러시아에 공장 6곳을 운영하며 커피와 과자, 유아식, 반려동물 먹이 등을 생산하고 있다. 러시아 매출은 전체의 약 2%, 현지 직원은 약 7천 명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도 분쟁 지역 주민에게 필수 식료품을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철수하지 않았다.
오샹은 러시아에 230개 매장과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며 직원 3만 명을 고용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2023년 이른바 비우호국 관련 자산을 정부가 임시 관리하는 제도를 만들었다. 러시아 일간지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앞서 KS 로기스티카라는 업체가 네슬레가 러시아 내 생산시설을 늘리지 않고 제품 수출을 중단했다는 이유로 정부에 임시 관리 조치를 요청했다.
앞서 덴마크 맥주업체 칼스버그의 양조 자회사 발티카 브루어리스와 프랑스 유제품업체 다논의 현지 자회사가 러시아 국유재산관리청의 임시 관리를 거쳐 러시아 업체에 매각된 바 있다. 서방은 러시아가 이 제도를 이용해 친정부 기업에 업체를 반강제로 넘긴다고 보고 있다.
네슬레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에서 판매 품목을 대폭 줄였으나, 사업을 지속한다는 결정으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포함한 각계의 비판을 받아 왔다.
현재 네슬레는 러시아 자회사의 소유권은 유지하지만, 해당 법인에 대한 경영 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태다. 네슬레는 "모든 이해관계자, 특히 직원들의 이익을 위해 권리를 보호하고 사업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상황과 선택지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슬레 주가는 취리히 증시에서 2%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