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PF 지연에 금융, 사업비 부담 겹쳐…착공 물량도 급감
정비사업 11개월만에 기지개…리스크 상대적으로 적어 입주 절벽 막을 대안으로
대구 지역에 1조6천억원 이상의 공동주택 건립 사업장 경공매가 쏟아지는 가운데 그동안 잠잠했던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전국 최대 수준의 미분양 물량 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시장이 사실상 얼어붙었지만, 최근들어 상대적으로 사업 리스크가 낮은 정비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개하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쏟아지는 부동산 부실 현장 경공매…1조6천366억원 달해
고금리, 미분양 사태 등으로 인해 건설사의 자금 압박이 심화하고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직성을 야기하면서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자, 공동주택 건설 예정 사업장들이 경공매 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11일 온비드(온나라 공공자산 공매시스템)와 금융투자협회 정보공개 플랫폼 등에 따르면 8일 기준 대구 지역 공동주택 예정지에 대한 매각 대상지는 총 18곳으로 금액만 1조6천366억6천963만원에 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브릿지론 사업장에서 본 PF 전환이 지연되면서 금융 부담과 사업비 부담 등 각종 어려움이 겹치자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시장 위축이 지속된다면 더 많은 물건이 경공매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대구 건설 경기 악화는 주택건설사업 착공 물량 추이에서도 잘 나타난다. 2022년 착공에 들어간 대구 지역 주택건설 사업장이 14곳에 달했던 것과 달리, 2023년 4곳, 2024년 4곳, 2025년 2곳의 사업장이 착공에 나섰다. 특히 지난해에는 LH참여형 가로주택정비사업(304가구)과 소규모재건축사업(54가구)이 진행돼 민간 주택건설사업이 거의 중단한 상태였다.
착공 감소뿐만 아니라 기존 사업장마저 지연 사태를 빚기도 한다. 지난 2021년 12월 착공에 들어간 대구 남구 대명동 한 아파트 건설현장은 지난해 10월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지난 2025년 중순쯤 사업 시행기간을 2031년 3월로 변경했다. 해당 현장은 지난해 11월 기준 사업 진행률이 34%에 불과하다.
◆어려울수록 신중하게…리스크 낮은 재개발·재건축에 시선
이 같은 상황 속에 오히려 장기간 표류하던 정비사업 현장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5월 철거를 완료한 노원2동 재개발 단지(포스코건설)는 지난해 11월 22일 착공 들어갔다. 이는 지난 2024년 12월 송현주공3단지 아파트가 착공에 나선 이후 11개월 만이다.
현재 대구에서 주민 이주 후 착공하지 않은 정비사업 사업장은 5곳이다. 이 중 북구 팔달동(효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철거를 완료하고,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봉덕(아이에스동서) 재개발 단지도 지난해 말 철거를 완료하고, 올해 상반기 착공하는 게 목표다.
아울러 지난 2022년 11월 철거를 완료한 뒤 신암1재정비촉진구역(코오롱글로벌)은 1월 말 시공사 최종 계약 예정이다. 이 사업장은 하반기 착공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재건축 단지 대봉1-2지구(현대엔지니어링)는 설계 변경 후 계약금 조율 중이다. 내년 중·하반기 착공 목표로 사업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리4 재정비 촉진구역(한라)은 지난 2023년 10월 이주 완료 후 최근 철거업체를 선정해 조만간 철거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정비사업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은행권 PF가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일반 개발 사업을 추진보다는, 조합원 대지지분을 기반으로 해 자기자본 비중이 높은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개발, 재건축은 토지 매입 비용, 지주조합지분 매입 등에 대한 부담이 적고 초기 브릿지 규모도 일반 PF 사업에 비해 작아, 일부 사례에서는 책임준공 부담도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2026년부터는 대구 지역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하는 이른바 '입주 절벽' 현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비사업이 대안으로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연도별로 보면 대구에는 2026년 8천172가구, 2027년 1천458가구, 2028년 2천15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송원배 빌사부 대표는 "지금이 착공 적기다. 현재 있는 미분양 물량들이 소진되면서 2030년쯤 물량 부족 현상 절정에 이를 것"이라며 "미래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한 물량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