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둔 대구경북(TK) 정치권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주요 후보 문자 메시지가 잦아졌고, 소셜미디어(SNS)엔 적임자를 자처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주요 주자들은 앞다퉈 출마를 선언한 뒤 유권자들과의 스킨십을 넓히고 있다.
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풍경이다. 문제는 올해 지선을 앞둔 TK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지역엔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K2 군 공항, 대구국제공항을 함께 이전하는 TK신공항 건설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구취수원 이전 문제도 지역 간 갈등, 서로 다른 대안 제시 등으로 엇갈려 답보 상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맞춘 산업구조 전환도 시급하다. 청년 일자리 창출, 인구 감소 및 지방 소멸 등 대응도 해묵은 과제다. TK의 미래를 중장기적으로 견인할 대형 어젠다, 비전 발굴도 절실하다.
그래서 TK 지역민의 선택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현안 해결의 지름길로 달려갈지, 또다시 지역의 발목을 잡는 결정을 하게 될지, 그 분기점 앞에 섰다. 시·도지사, 시·군·구 단체장으로 누구를 뽑을지가 결정적 변수다. 그들의 구상과 방향성, 정책 우선순위 설정, 예산 배분 등은 지역민의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결정하게 된다. 장기간 시정 공백으로 TK 현안이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현실은 단체장의 중요성을 여실히 방증하고 있다. 현안의 해법을 찾으려는 수많은 노력은 '새로운 시장이 뽑힌 뒤 결정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 앞에 무기력하기만 하다. 정치 리더십의 부재가 지역 발전에 얼마나 큰 부작용과 혼란을 낳는지 TK 지역민은 절실히 경험하고 있다.
누구에게 그 역할을 맡길 것인지는 오롯이 유권자 몫이다. 그러나 TK 정가가 처한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특정 정당 공천 여부가 당선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이번에도 반복될 것이란 전망에 지역 정가의 이견이 없다. 정책과 비전 경쟁 없이 인지도와 조직력으로 결정되는 관행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누가 나오든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안일한 인식은 공약 없는 경쟁, 준비 안 된 후보도 양산하고 있다. '과거 시장 선거 경선을 모두 돌아봤는데 공약 경쟁은 없었더라'는 어느 후보 캠프 관계자의 말을 곱씹게 되는 대목이다. '대구경북은 보수 정당의 호구가 아니냐'는 자조 섞인 말도 여의도 정가에선 여전히 통용되고 있다. TK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현안에 대한 이해는 물론 지방행정을 끌어갈 자질이 있는지 의문인 인사들이 지역 선거판을 기웃거린다. 이번에도 옥석을 가려내지 못한다면, 정치인은 떠나면 그만이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이 떠안는다.
악순환에서 벗어날 것인지는 전적으로 유권자의 선택에 달렸다. 정당 간판이 아니라 누가 TK의 미래를 제대로 설계하고 책임질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현안에 대한 이해와 해법, 미래 비전, 위기를 기회로 끌어낼 리더십을 갖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진보 정권과 임기 내내 함께하며 협조와 지원을 끌어낼 자질이 있는지도 중요하다. 유권자로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한 표뿐이지만, 그 한 표는 TK의 10년, 20년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정치가 멀리 떨어진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삶과 밀접한 요소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TK가 더 이상 보수 정당의 호구가 아니라는 것을 지역민이 선택으로 보여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