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통과 속쓰림은 누구나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그래서 "잠깐 체했나 보다", "스트레스 때문이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실제로 많은 경우는 일시적인 위장 트러블로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 불편이 아니라 소화기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은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증상이 지속되는 질환으로, 성인 5명 중 1명꼴로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복통과 속쓰림은 특정 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겪는 매우 보편적인 건강 문제다.
속쓰림과 신물이 올라오는 증상은 대개 역류성 식도염과 관련되며, 식후나 누웠을 때 심해지고 속 쓰림이나 목의 이물감으로 나타날 수 있다. 명치 통증과 더부룩함이 반복되면 위염·위궤양을 의심해야 하며, 진통소염제 복용이나 흡연·음주, 헬리코박터균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내시경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는데도 불편감과 조기 포만감이 지속된다면 기능성 소화불량 가능성이 있어, 약물치료와 함께 식사·수면·스트레스 관리가 중요하다.
복통은 위치에 따라 원인이 달라질 수 있다. 오른쪽 윗배 통증은 담낭 질환, 배꼽 주변 경련과 설사는 장염이나 과민성장증후군, 왼쪽 아랫배 통증과 발열은 게실염 등 대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다만 복통은 원인이 다양하므로, 통증 위치만으로 단정하기보다는 동반 증상과 경과를 함께 살피는 것이 안전하다.
여기서 더 신중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문제는 복통과 속쓰림이 드물게는 위암과 같은 중대한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점이다. 초기 위암은 증상이 거의 없거나, 단순한 소화불량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체중 감소, 흑색변, 원인 없는 빈혈이 동반된다면 반드시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위암의 경우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이지만, 발견이 늦어질수록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결국 증상이 가벼울 때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다.
그렇다면 언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할까. 복통이나 속쓰림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약을 먹어도 반복되는 경우, 밤에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 체중 감소나 흑색변 같은 경고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위내시경 검사가 필요하다. 내시경은 불편한 검사로 인식되지만,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고 불필요한 걱정을 줄여주는 가장 정확한 방법이다.
복통과 속쓰림은 대부분은 괜찮지만 증상을 무조건 참기보다, 반복되면 병원에 내원해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가장 빠른 길이다.
대구 일민의료재단 세강병원 김성호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