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호 전 부장판사, 동대구합동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공정이란 공평 (Equality)하고 정의 (Justice)로운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하면 공평은 평등한 것을 말하고, 정의는 옳은 것을 말한다. 세상의 일이 공평하기는 하지만 정의롭지 않다면 선이 아니다. 또한 정의롭지만 공평하지 않다면 공감을 얻지 못한다. 이 두 가지 가치를 모두 갖추는 것이 민주사회의 목표이다.
선거 기간 중 소득 하위 70퍼센트의 국민들에게 15만원 내지 50만원씩 고유가 민생지원금을 나눠주는 것은 공평하지만, 매표행위의 의심을 사서 정의롭지 못하다. 이스라엘 민병대의 만행을 문제시하는 것은 생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점에서 정의롭지만, 이란군의 반정부 시위대 학살을 말하지 않는 점에서 공평하지 못하다.
청년들은 특히 공정성에 목말라 있다. 특히 20대 남성들 중심으로 그런 경향이 강하다. 남성은 오래 전에는 3년간, 현재는 1년 6개월간 군대에서 의무 복무를 하고도 군가산점 등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사병의 급여가 대폭 인상되어 처우가 개선된 것도 20대 남성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이다.
또한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하는 사회적 분위기에도 반감을 가지는 것 같다. 여성이 차별받아서는 안되지만 여성이 근거 없이 우대받아도 안 된다. 공개된 장소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사소한 신체 접촉도 여성이 불쾌하다고 느끼면 성범죄로 인정되는 경향이 있다. 2030 남성은 페미니즘에 극도로 반감을 가지고 있다.
민노총을 중심으로한 기성 노동자들은 고용보장에 고임금을 유지하여 청년들의 고용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 우수한 능력의 청년들이 불공정한 노동시장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각종 민생지원금 지급, 각종 연금에 대한 국가재정 보조금도 장기적으로 청년세대가 갚아야 할 돈으로 이에 대한 불만도 있는 것 같다. 2030청년들이 지방선거가 끝나고 투표지 부족 사태가 있었던 올림픽 공원에 모여 집회를 하는 것도 전 유권자에게 공정한 투표권을 바라는 염원이다.
역사적 사건에도 공정성이 의심받고 있는 사건이 있다. 1948년에 일어난 제주 4·3 사건에서 국가의 폭력만 부각되고 좌익들의 총선 방해행위로 2개 선거구에서 선거가 실시되지 못한 사태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사건 발생 후 약 70년간은 반란으로 평가되다가, 피해자의 낙인을 없애고 사회통합을 바라자는 취지에서 2021년 제주 4·3 사건 특별법을 제정하기는 하였으나 국가의 공권력 행사가 불법이라는 평가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런데도 반대되는 견해를 법률적으로 불허하고 있다. 이런 조치가 공평하다고 볼 수는 없다.
요즘 신문, 방송은 공정성을 완전히 상실하였다. 6·3지방선거의 민의를 보면 여야가 52대 48정도의 비등한 결과를 가져왔는데, 언론의 보도 태도는 여야를 70대 30 정도의 비중으로 보도를 하였다. 언론은 민의를 선도하기도 하지만 선거 등이 있고 나면 민의를 반영하기도 하여야 한다.
사법부도 요즘 공정이 매우 의심되는 사례가 많다. 동일한 유형의 사건에서 야당은 유죄, 여당은 무죄를 받는 일이 많다. 정치적 사건이 아니더라도 판사에 따라 판결이 들쭉 날쭉하여 판사를 신뢰하기 어려워 지고 있다.
과거 노태우 정권 이전의 군사정권에서는 정치와 법치가 엄격히 구분이 되어 있어서 국회의원, 장관 이상 정치인은 웬만한 사건으로 구속되는 일이 없었다. 김영삼 정부에 전직 대통령 2명에 대해서 법의 잣대로 처벌하다가 보니 판결이 정치에 오염되었다. 결국 판사의 재량이 많아지고 일반적인 사건에서도 동일한 유형의 사건에서 다른 판결이 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판결은 공정이 기본적 가치이다.
이것이 다 로스쿨 도입의 영향이 아닌가 한다. 과거에는 소신껏 판결하고 핍박받으면 변호사로 개업하면 됐는데 요즘은 로스쿨이 도입되어 기본적으로 판사 되는 시기가 35세 전후 되다가 보니 최장기간 근무 해봐야 30년을 근무한다. 한창 일을 할 나이인 50세 전후에 큰 정치적 사건을 맡았을 때 자기 소신을 지키기가 어렵게 되었다. 판사는 정년을 보장받는 사법 노동자가 되어 가는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