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이 없이도 제자리를 지키는' 국내외 음원사이트 공개
초등 4·5학년 때 작곡한 두 곡 수록…악기 연주 두각
작가 제안, 폐교위기 속 희망 다룬 미발표 시에 곡 붙여
학령인구 줄어드는 동네 학교와 가사 맞닿은 현실 눈길
아주 오래된 오르간 건반을/ 빠짐없이 다 눌러보았지/ 솔만 소리가 나지를 않아/ 얘만 빼먹고 연주하니까// 손가락이 자꾸 만 솔자리에걸려또 넘어져/ 꿋꿋하게 그냥 칠까 솔이 없는 곡을 찾을까// 시간이 지나면/ 레도 파도 도도/ 모두 먹통이 되겠지/ 도미라/ 시레미파시도도도/ 눌러도 눌러도 빈 자리/ 언제 빠져나갔니 ('솔이 없이도 제자리를 지키는' 가사)
대구의 한 초등학생이 작곡한 곡에 지역 아동문학가의 미발표 시를 가사로 붙인 특별한 음악이 정식 음원으로 발매돼 눈길을 끈다.
비바뮤직스쿨(대구 수성구 범물동)은 지난달 30일 대구 복명초 6학년에 재학 중인 서정원(12) 군의 첫 번째 싱글 앨범 '솔이 없이도 제자리를 지키는'을 국내외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했다.
이번 앨범에는 정원 군이 직접 작곡한 2곡이 수록돼 있다. 타이틀곡 '솔이 없이도 제자리를 지키는(feat. 이아현)'은 정원 군이 초등학교 5학년 시절 작곡한 곡에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김준현 작가의 미발표 시를 가사로 붙인 곡이다. 수록곡 '겨울방학'은 4학년 때 작곡한 곡으로 정원 군이 처음 작곡한 곡이기도 하다. 멜로디를 처음 쓰고 떠오르는 키워드를 마인드맵 등을 그려보며 가사를 쓰는 방식으로 작업됐다.
정원 군은 처음 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우다가 선생님의 권유로 작곡을 시작했다. 이번 곡의 녹음에서도 직접 기타를 치는 등 기타 연주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지도 교사는 "지역 또래 연주자들 가운데서도 손에 꼽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고 했다. 정원 군은 "작곡이 생각보다 재밌고 잘 맞았다. 원래 있던 노래를 연주하는 것보다 내가 만든 노래를 연주하는 게 특히 재밌다"고 말했다.
타이틀곡은 김준현 작가가 시를 아이들이 불렀으면 좋겠다는 제안으로 미발표 시에 곡을 붙이게 됐다. 201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그는 중학교 교과서에도 작품이 수록된 바 있다. 이번 시에서는 '솔'이 빠져있는 건반과 '소리'가 안난다는 언어유희를 활용해 '폐교 위기' 속 희망을 노래한다.
특히 곡이 만들어질 당시에는 이러한 위기의식을 염두에 두고 작곡하지 않았지만, 발매 시점에 이르러 가사가 현실과 맞닿게 됐다. 정원 군이 사는 범물동 일대의 학교들은 수성구에서도 학령 인구 감소가 두드러진 지역으로,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한 학급씩만 운영되는 학교들이 적잖았다. 올해 2학기부터는 자유 전학제도 시행되면서 가사 속의 이야기 만이 아닌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라이브 공연에는 그동안 함께 활동한 키즈밴드가 무대에 함께 오를 계획이다. 정원 군은 4학년 때부터 현재까지 원년 멤버 두 친구, 객원 멤버들과 함께 3년간 밴드로 활동 중이다. 오는 2월 22일(일)에는 굿바이 콘서트도 열리지만 중학교 진학 후 팀의 활동·해체 여부는 멤버들이 결정할 예정이다.
음악 프로듀서 오종수 비바뮤직스쿨 대표는 "초등학생이 직접 프로듀싱한 곡으로 채워진 앨범이 발매된 경우는 전국적으로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정원 군은 이번 음악을 통해 "학교가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는 소중한 곳임을 알리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음악을 계속한다면 멜로디만 들어도 신나는 그런 노래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