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홍형식] 거꾸로 가는 국민의힘 경선룰

입력 2026-01-06 11:36:35 수정 2026-01-06 14:4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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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경선룰을 확정했다. 경선룰의 핵심은 당원과 국민 여론조사 비율이다. 민주당의 단체장 후보 선출 방식은 권리당원 50%, 여론조사 50%로 이전과 같다. 문제는 국민의힘인데 지방선거 기획단은 지난해 12월 23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당심 70%룰', 즉 당원 70%, 여론조사 30% 안을 당 지도부에 넘겼다.

상향식 공천으로 국민경선제가 도입되고 이후 각 정당의 당원 수가 늘면서 당원의 반영 비율도 차츰 늘어났으나 대체로 당원(당심)과 여론조사(민심)를 각각 50%로 유지해 왔다. 그러나 그 비율을 선거 때마다 전략적 차원에서 다시 조정했다.

대체로 경선룰은 대선에 이긴 여당은 다수의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안정적 국정 운영을 위해 당원에 힘을 실어준다. 반면 야당은 대선 패배에서 확인된 열세를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뒤집을 수가 없기에 당심보다는 민심의 반영 비율을 높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번 국민의힘 경선안은 반대다. 당심을 50%에서 70%로 늘리고, 민심은 50%에서 30%로 줄였다.

이러한 결정은 국민의힘 특유의 정치판 읽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보수⋅중도⋅진보 일반적 구분과 용어를 거부하고 우파와 좌파 이분법으로 중도의 실체를 부정한다. 중도는 기회주의자이고 우파가 강하게 결집하면 우파 쪽으로 끌려오거나 좌우로 반반 나눠지기 때문에 별도 중도 전략이 필요 없다고 본다. 그래서 중도층을 의식한 민심 여론조사보다는 우파의 결집을 위한 당원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있다. 첫째는 현재 보수가 진보보다 우위라 보기 어렵다. 한길리서치·쿠키뉴스 조사(지난해 12월 27~29일, 1천23명, 선거 여심위 참조)에서 정치 성향은 보수 26.8%, 중도 35.6%, 진보 30.1%로 대선 이후 이어져 오던 보수 우위가 처음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대선 직전까지 30%대를 유지하던 보수층(5월 34.3%)도 대선 직후 6월 28.3%로 줄어든 이후 30%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7월 27.0%, 8월 27.6%, 9월 27.6%, 10월 27.5%, 11월 26.8%) 이렇게 역전된 보수의 약세는 앞으로도 당분간 개선될 가능성이 커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 결집을 위한 당원 70%룰은 이기기 위한 전략이라 보기는 어렵다.

두 번째는 중도층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선 직전 5월 조사에서 27.3%이던 중도층이 대선 이후는 줄곧 3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나는 중도층에서 국민의힘이 구심력을 만들기보다는 원심력에 의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한길·쿠키뉴스 12월 조사의 중도층에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14.5%인 반면 민주당은 33.6%로 격차가 19.1%포인트(p)나 된다. 이는 전체 지지율(민주당 39.9%, 국민의힘 24.3%)의 격차 15.6%p보다 더 벌어진 수치다. 이렇게 국민 다수를 차지하는 중도층의 의견이 반영되는 여론조사 비율을 30%로 낮추는 것 역시 이기는 후보를 뽑는 경선룰이라 보기는 어렵다.

가장 큰 문제는 당원 70% 경선룰은 이기는 경선룰이라고 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경선의 취지도 변질된다. 그 이유는 30%로 줄어든 여론조사가 당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국한하는 방식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국민의힘 지지층에 당원이 포함되고 실제 조사에서 무당층 참여가 낮아 실제 조사 대상자는 당원 반영이 70%보다 훨씬 높아진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유력 정치인이나 당 밖의 특정 세력에게 뒷문이 열린다. 그리고 경선은 열린 뒷문을 통해 그들의 영향력이 커진다. 사실상 그들에 의한 공천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커진다.

혹자는 국민의힘 당원 70% 경선룰로 책임당원 증가를 긍정 신호로 보는데, 이는 경선에 이기기 위한 당 후보들의 사활을 건 집토끼 모으기 경쟁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모아 봐야 민주당보다 절대로 더 많이 모을 수도 없다. 즉 승산도 없이 책임당원만을 늘리기 위한 집토끼 경쟁, 극단적 내부 소모전만 부추길 뿐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국민의힘의 70% 경선룰은 대선의 패자가 승자 놀이를 하며 선거에 이길 생각보다는 당내 주도권이 목적이란 비판을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