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북 주민 인권 유린, 언제까지 방관(傍觀)만 할 것인가

입력 2026-03-03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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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정보센터가 2000~2025년 중국 당국에 체포돼 북송됐다가 다시 탈북(脫北)했거나 북한 안전부·보위부 출신 탈북민 등 100여 명을 조사해 작성한 최근 보고서 '북·중 기관의 재중 탈북자 강제송환 체계'에는 충격적인 내용들이 가득하다. 우리와 피를 나눈 북한 주민들이 무자비한 인권(人權) 침해를 당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같은 민족으로서뿐만 아니라 인류의 일원으로서도 비겁하고 비열하다는 비난을 벗어나기 어렵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당국에 체포된 탈북민들은 '변방 대대 구류장'으로 불리는 북·중 국경지대 치안 구류소와 변방 구류소, 송환(送還) 시설 등에 수감된다. 문제는 이곳들의 환경이 처참할 정도로 열악(劣惡)할 뿐만 아니라, 임산부·미성년 탈북민 등에 대해서까지 중국 공안의 무차별적 폭행(暴行)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출산 직후 젖먹이와 떨어진 탈북 여성이 '내보내 달라'고 했다는 이유로 전기 곤봉으로 때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민들의 운명은 더욱 기가 막힌다. 북·중 국경 시설에 구금된 상태로 조사받으며 무자비한 폭행과 강제 노동에 시달리는 것이다. "배신자"라면서 자행되는 폭행 대상에는 임산부나 미성년자조차 가려지지 않는다고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북한 당국이 임신한 여성 탈북민들의 배에 주사를 놓아 강제 낙태를 시키거나 갓 태어난 영아를 살해한다는 사실이다. 천인공노(天人共怒)할 만행이 북·중 국경에서 버젓이 벌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북측의 체제를 존중하며, 일체의 적대행위(敵對行爲)도, 어떠한 흡수통일 추구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인권 문제 제기가 북한으로부터 적대행위로 간주될까 봐 계속 입을 다물지 않을까 우려된다. 인권은 인류 보편의 과제이고, 중국은 강제 송환 금지 등을 규정한 난민협약 가입국이다. 이재명 정부는 탈북민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연대(連帶)하여 중국·북한 당국을 압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