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구글 트렌드에서 '비트코인 0원'(Bitcoin to zero)과 '비트코인 사망'(Bitcoin is dead) 검색어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말 12만6천달러를 돌파하며 기세를 올렸던 비트코인은 올 들어 6만달러대 후반에서 등락하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런 공포가 처음은 아니다. 2011년 첫 폭락, 2018년 암호화폐 겨울, 2022년 세계 3위 규모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등 수차례 위기마다 언론은 비트코인 부고(訃告) 기사를 썼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반 토막 수준의 조정과 사망 선언을 수백여 차례 이상 극복하며 생존을 증명했다. 다만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발 전면전 위기에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지정학적 위기나 금융 불안 시 '디지털 금' 역할을 기대했지만 비트코인은 위험자산처럼 행동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사라질 수도 있을까. 오래 버틴 시스템일수록 앞으로 더 오래 지속할 확률이 높다는 '린디 효과'(Lindy Effect)에 비춰 보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지난 17년간 수많은 규제, 해킹,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시가총액 수조달러 규모를 유지해 온 이력(履歷)은 부정할 수 없는 신뢰의 증거다. 비트코인 첫 등장 때 '화폐가 될 수 없는 이유'들이 발목을 잡았고, 200달러대 돌파 때엔 '바보들의 금, 결국 터질 거품' 비판이 나왔으며, 1만9천달러를 넘어서자 '사상 최대 사기극' 소리를 들었고, 7만달러를 웃돌자 '에너지 낭비이자 무가치한 자산'이란 맹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비트코인은 중앙은행 보증도, 기업 실적도 없지만 '네트워크 신뢰'와 '채굴 한계' 기반 위에 지금껏 독보적 영역을 구축했다. 따라서 '비트코인 0원' 가능성이 아니라 왜 사람들은 공포 속에서도 반복해 비트코인에 매달리는가에 주목해야 한다. 시장을 움직이는 숫자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은 결국 위기 속에서도 무언가를 믿고 매달리려 하는 인간의 심리일지 모른다. 인공지능들에게 "지금 비트코인에 투자하겠는가?"라고 물었더니 "자산의 5% 이내에서 장기적 관점으로 분할 매수"라는 교과서적인 답을 내놨다. 그러면서 "비트코인은 신앙(信仰)의 대상이 아니라 확률 게임의 일부"라는 이유를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