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성의 헬기 이야기]우리 영공에 얼마나 많은 헬리콥터가 떠다닐까?

입력 2026-01-08 11: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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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 박사
하대성 박사

오래 군 생활을 한 필자의 2026년 새해 소망은 전 세계가 전쟁과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모두가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는 것이다. 하지만 국제정치의 현실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저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에 살고 있다는 자화자찬(自畵自讚)에 만족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인류 역사는 전쟁으로 점철되어 있다.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자 전쟁을 통해 과학기술이 발전되어 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과학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새로운 무기체계가 탄생하고, 무기체계의 발전이 전쟁의 동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헬리콥터(이하 헬기) 역시 전쟁과 과학기술 발전의 산물이다.

한국군에서 가장 많은 헬기 전력을 보유한 곳은 육군이다. 육군은 1965부터 헬기를 도입·운용하고 있으며 2020년대 초부터 한국의 헬기 전력은 세계 5위로 평가되어 왔다. 필자는 육군의 헬기 조종사로, 항공부대장 및 참모로 30여 년간 근무했다. 조종사 양성과 육군의 헬기 전력을 운용하는 다양한 부대에서 군사작전뿐만 아니라 재해재난 등의 대민지원 업무를 계획하고 수행했다.

일반적으로 민간인들에게 아직은 비행기라 부르는 고정익 항공기는 타봤지만, 헬기라고 부르는 회전익 항공기는 타볼 기회가 제한된다. 우리나라 헬기 대부분이 군·관에서 운용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헬기 운용에 대한 필자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헬기 전쟁사, 한국군의 헬기 운용, 헬기 사고 사례, 조종사 훈련 등 다양한 이야기로 독자의 이해와 재미를 구해보려 한다.

우리나라 하늘에는 얼마나 많은 비행기가 떠다닐까? 2023년 기준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영공을 비행한 항공기는 총 78만 여대로 하루 평균 2천100 여대 꼴이다.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인천공항의 일일 항공기 운항 횟수는 대략 1천여 회 정도로 1.4분에 한 대꼴로 이착륙이 이루어진다. 대한민국의 위상에 걸맞게 수많은 항공기가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고 있다.

대한민국 영공을 떠다니는 헬기의 숫자는 얼마일까? 이를 통계치로 분석한 자료는 없지만 헬기 보유 대수와 운용 패턴을 기반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하루 평균 200~300 여대의 헬기가 산불진화, 의무후송, 인원 공수, 물자 공수, 산불감시, 조종사 양성, 야간비행, 시험비행, 항공작전 등의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며 영공을 비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민국이 보유한 헬기는 육·해·공군 헬기 750 여대를 포함하여 경찰·소방·산림청·119·민간·상업·기업 헬기를 더해 전체 대수는 약 1천여 대로 추정된다. 헬기의 운용 패턴을 보면 크게 정비 헬기와 임무 가능 헬기로 구분하여 운용한다. 임무 가능 헬기는 정비 입고 헬기를 제외하고 교육훈련, 비상대기를 포함한 모든 임무가 가능한 헬기를 뜻한다.

군·관에서 운용하는 헬기는 가동률 75%를 목표로 정비 헬기는 25% 내에서 유지한다. 따라서 모든 헬기에 이 기준을 적용하면 일일 가용 헬기가 750대이며 이 중 30%만 임무를 수행한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하면 최소 일일 220대가 산출된다.

2025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영공 회피로 항공사가 입는 손실은 연간 수십억 달러 수준으로 분석된다. 유럽-아시아 노선의 경우 항공기의 연료 사용은 평균 15% 늘고 운임은 평균 40~90달러까지 인상되었다. 전쟁으로 하늘길이 막히면 하루 평균 2천100 여대의 항공기는 사라지고 텅 빈 하늘만 남는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우리 경제력을 보여주듯이, 우리 하늘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항공기 수가 대한민국의 힘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산불을 끄고, 인명을 구조하고, 환자를 후송하고, 고립된 지역에 물자를 실어 나르는 헬기가 떠다닌다. 보이진 않지만 그들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힘이다.

(전 육군 헬기부대 대장·정치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