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사일 시험발사… 잇달아 군사력 과시하는 北

입력 2025-12-29 16: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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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기점 SLBM·순항미사일 잇달아 공개
9차 노동당대회 앞둔 시점, 성과 과시
핵보유국 지위 공식화, 협상 지렛대 삼을 듯

북한이 28일 서해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서해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5년마다 열리는 조선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잠수함을 비롯한 각종 신형 무기를 잇달아 공개하며 연일 군사력 과시에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이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이를 지렛대로 미국 등과 동등한 위치에서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25일을 기점으로 북한은 미사일과 잠수함 등 군사력 관련 보도들을 연달아 쏟아냈다. 이날 북한은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이 "반드시 대응해야 할 위협"이라며 핵잠수함을 공개했다. 8천700t급으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대와 소형 원자로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잠수함은 곧 전력화가 이뤄질 것으로 추정된다.

내년 제9차 조선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5년 전 제8차 대회에서 공언한 '핵잠수함과 수중 발사 핵전략무기 보유' 과업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음을 대내외에 알린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무력 과시는 한미에 대항하는 핵 억제력의 '불가역적' 확보를 선언함과 동시에 노선 변화는 없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핵잠수함 건조 현장에서 자신들의 '핵 방패'는 "국위이고 국체이며 공화국의 절대적 안전 담보"라며 "우리 국가의 안전환경 보장에 필요한 만큼 확대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였다"고 주장했다. 유사시 북한에 대한 적의 핵 공격에도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는 수단을 얻었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6일 기사에서도 2022년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채택된 '국가 핵무력 정책에 관한 법령'을 거론하면서 "핵보유국의 지위를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들고 인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정치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북한이 28일 서해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한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28일 서해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사진은 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한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핵잠수함 공개에 이어 26일에는 미사일과 포탄 생산 공장을 공개해 무기 생산 능력을 과시했다. 29일에는 장거리전략순항미사일 발사훈련을 공개했다. 이 미사일은 사거리가 2천km를 상회하고,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순항미사일 실전 배치와 관련해 유사시 주일미군 등에 대한 반격 능력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의 잇따른 군사력 과시에 대해 '핵보유국' 지위를 확고히 해 미국과 향후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위협을 강화하는 북한'이라는 기사를 통해 "국제적으로 러시아와 새로운 협력 관계가 김정은의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과 러시아 등을 비롯해 세계가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기울고 있다는 점도 김정은의 자신감을 키운다"며 "김정은은 제재 완화가 절실했던 과거보다 훨씬 강한 협상력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