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장경태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침묵'...본인도 논점 흐리는 변명
지도부 비위 대해선 윤리감찰단 조사 지시도 없어...김병기 원내대표 연일 의혹 제기돼
문진석 '인사청탁', 이춘석 '주식 차명거래'도 '잠잠'
정권 교체 후 여권 의원들의 각종 일탈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상대 진영 의혹에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던 더불어민주당이 내부 문제에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면서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각종 논란에 대해 당 차원의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의혹의 당사자들도 책임 있는 해명이나 거취 표명 없이 시간을 보내는 데에만 집중하는 형국이다. 일부 의원들은 의혹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지난 11월 술에 취한 국회 보좌진을 추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피해자와 전 남자친구의 데이트 폭력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추행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명 과정에서 장 의원은 자신을 고소한 여성의 직업과 전 남자친구의 신상 정보를 일부 공개하며 '2차 가해'를 하기도 했고, 피해 여성을 상대로 무고죄 고소도 했다.
장 의원의 이 같은 행동은 과거 언행과 대비된다. 장 의원은 과거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를 신설해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두고 "성폭력특별법에 무고죄 조항을 넣는 것 자체가 꽃뱀론 소위 이런 것들이 깔려 있는 인식 아닌가요? 저급한 인식 아닙니까"라고 발언했고, 성범죄 피해자 신원과 사생활 공개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에도 이름을 올렸지만, 지금은 본인이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과거 국민의힘 인사의 성폭행 의혹 당시 "피해자에 대한 비난을 멈추고 신속히 조사받으라"고 촉구한 민주당은 장 의원에 대해선 잠잠한 분위기다. 진상 조사에 착수한 민주당 윤리감찰단도 경찰 수사를 지켜보며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비위 행위에 대해서는 당 윤리감찰단 조사조차 머뭇거리고 있다. '원내 사령탑'인 김병기 원내대표와 그의 가족들과 관련된 비위 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으나 당 차원의 후속 조치는 전무하다.
앞서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의 '인사청탁' 논란이 불거질 때도 민주당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문 수석부대표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당시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대학 동문의 인사를 청탁한 바 있다. 청탁을 받은 김 비서관은 곧장 사의를 표명했으나 정작 청탁을 부탁한 문 수석부대표는 "진상조사를 지시할 성격은 아닌 것 같다"는 지도부 판단에 따라 당직을 유지하고 있다.
당 차원에서 별다른 조치가 없자 의혹의 당사자들이 오히려 당당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대한항공에서 160만원 상당의 호텔 숙박권을 받아 이용한 것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그걸 왜 물어보나. 상처에 소금 뿌리고 싶나"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제공받은 숙박비용도 당사자에게 반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보좌관 이름으로 주식을 거래하다 들켜 주식 차명거래 의혹에 휩싸여 민주당을 탈당한 이춘석 무소속 의원은 최근 금융실명법 위반·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공직자윤리법 위반·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송치됐다. 이 의원은 재판 결과에 따라 다음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에 복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의도 정가에서도 민주당의 도덕성 문제가 연일 화제다. 한 관계자는 "집권 여당의 권력형 비리가 잇따르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외면한 채 교묘히 상황을 덮어가고 있다"며 "점점 내부 일탈을 봐주는 행위가 이어지다 보면 앞으로도 내부 처벌과 관련해서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스스로 공당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