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부진, 국내외 경제 환경 불확실성 소비 위축 직격탄
이커머스 집중으로 안 그래도 힘든데 소비 양극화까지 엎친 데 덮친 격
새 정부 확장 재정 기조… "내년엔 다소 숨통 트일 수도"
고물가·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1% 안팎의 저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큰 가운데, 내수 부진과 소비 위축이 자영업 전반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기천 영남대 경제금융학부 교수(국제무역론·미시경제학 전공)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보기 드문 낮은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자영업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내수 소비 위축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어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하고 글로벌 경제 환경도 불안정해 소비 심리가 쉽게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당시 늘어난 대출 부담 역시 자영업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인건비 상승과 온라인 유통 확산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 교수는 "경기 회복을 전제로 금융 지원이 이뤄졌지만,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상환 능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며 "이로 인해 폐업 압력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최저임금 인상과 고정비 부담, 대형 플랫폼·해외 이커머스와의 경쟁 심화로 특히 일반 소매업과 영세 제조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위축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소득 대비 높은 물가'가 지목된다.
김성숙 계명대 경제금융학과 교수(소비자학 전공)는 "물가는 올랐지만 소득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반적인 소비 여력이 크게 줄었다"며 "이로 인해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아주 저렴한 가성비 소비나 고급·프리미엄 소비는 일부 유지되는 반면, 그 중간에 위치한 일반 자영업 매장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교수는 "가성비가 뛰어나거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며 "B2C(기업이 소비자에게 제품·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방식) 중심의 자영업자들은 앞으로도 상당한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올해 크리스마스 특수 역시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평가다.
그는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연말 소비가 크게 살아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코로나19 이후 가족 중심·소규모 소비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외부 소비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조심스러운 낙관론도 함께 제기됐다.
김대철 대구정책연구원 경제동향분석센터장은 "올해 상반기 대구 경제는 정치적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돼 부진했다"며 "서비스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직격탄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로 대구의 서비스업은 전체 부가가치의 약 70%를 차지하며, 이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김 센터장은 "중앙정부가 본예산을 전년 대비 약 9% 확대했고, 대구시도 지방채 발행 등을 통해 확장 재정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소비 심리가 올해보다는 다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