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관련 폭로가 연이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김 원내대표가 폭로자 신분을 사실상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 과정에서 엉뚱하게도 불똥은 대한변호사협회로 튀었다. 김 원내대표가 폭로자로 추정한 인사 대부분이 대한변협 산하 조직에 몸담고 있다고 드러나서다.
25일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내보낸 보좌진 6명의 단체 채팅방 캡처 화면 12장을 공개했다. 그는 "민주당 소속 보좌진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언행과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엄과 예의가 철저히 짓밟힌 대화를 직접 확인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직권면직 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교묘한 언술로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다"며 전직 보좌진 이름 가운데 1글자만 지워 이들 신원을 사실상 모두 공개했다.
문제는 채팅 내용이 공개된 직후 불똥이 대한변협으로 튀었다는 점이다. 매일신문이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보좌진 신원을 근거로 근황을 확인한 결과 A 전 보좌관과 B 전 비서관, C 전 비서관은 모두 최근까지 대한변협 산하 입법 로비 조직 '미래전략센터'에서 활동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 원내대표 사무실에서 그만둔 뒤 A 전 보좌관은 대한변협 제1정무이사, B 전 비서관은 대한변협 부협회장, C 전 비서관은 서울지방변호사회 대외협력실장을 맡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같은 조직에 몸담게 됐다.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지난 5월 미래전략센터를 설립해서였다. 공동설립이었지만 대한변협회장이 센터장 임명권을 가지고 있어 사실상 운영 주최는 대한변협이었다. B 전 비서관은 센터장으로 임명됐고 A 전 보좌관과 C 전 비서관은 운영위원이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회 일각에선 "대한변협이 김 원내대표 폭로전을 지원 사격하고 있는 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변협 관계자는 "김병기 폭로전은 대한변협과 무관하다. 개인적으로 하는 것으로 안다"고만 했다. C 전 비서관은 "A 전 보좌관은 대한변협 제1정무이사직에서 지난달 내려왔다"며 "미래전략센터는 김병기 사건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공개한 옛 보좌진 채팅방 캡처에는 지난해 12월 초 보좌진 6명이 나눈 대화가 담겨 있었다. "계엄을 하려면 제대로 국회의원도 다 체포하고... 이런 소리 하는 사람이 우리 집에도 있네" "김건희 진짜 X쩔어. 진짜 웃기다"는 내용과 서로 입을 맞춰 거짓 이유를 대며 김 원내대표 수행을 빠지려고 했던 정황, 김 원내대표 지역구인 서울 동작구 소속 여성 구의원을 몰래 촬영한 내용, 김 원내대표 가족을 욕한 내용도 고스란히 나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