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수정안에 반대해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진행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에게 "노고 많으셨다"며 공개적으로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최근 당내 갈등 국면 속에서 나온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미묘한 기류 변화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 우리 당 장동혁 대표가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고 적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기어이 국민과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까지 강행 통과시켰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내야 할 때"라고 했다.
장 대표는 전날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며 24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가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다. 제1야당 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 연단에 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장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변화'를 시사하자 이를 의식한 듯한 한 전 대표의 발언도 나온 바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9일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충북도당 당원 교육 현장에서 여러 차례 '변화'를 언급하며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가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가 밟고 있는 이 정의가 사라지지 않도록 우리는 싸우고 지켜내야만 한다. 그 싸움을 위해 우리가 이제 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국민 목소리에 반응하는, 그래서 국민 삶을 제대로 바꿔내는 국민의힘으로 변화해야 하겠다"며 "이제부터 국민의힘의 변화를 지켜봐 달라. 그리고 변화를 응원해 달라"고 했다.
이에 대해 한 전 대표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함께 계엄을 극복하고 민주당의 폭주와 싸우는 것만이 대한민국과 보수가 살 길"이라고 짧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두 사람은 한때 정치적 동지로 불렸지만,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는 상반된 노선을 걸었다. 한 전 대표는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고, 장 대표는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 전 대표를 겨냥한 '당원 게시판 재조사'에 착수하면서 당내 갈등도 격화됐다.
그럼에도 이번 격려 메시지를 계기로 관계 변화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조선일보에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다른 영남권 의원은 "윤(尹)어게인 세력이 지지 기반인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의 '함께 싸우자'는 제안을 수용하기 어렵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