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립보고서' 반향…사회적 고립 대책 마련에 분주한 지자체

입력 2025-12-24 16:21:40 수정 2025-12-24 19: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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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보고서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관계 형성 방점 찍은 시도들 나와
공동모금회 "고립 예방과 관계 회복에 지원 강화"

7일 대구 중구의 한 쪽방촌에서 한 어르신이 낡은 골목길을 지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7일 대구 중구의 한 쪽방촌에서 한 어르신이 낡은 골목길을 지나고 있다. 김영진 기자 kyjmaeil@imaeil.com

본지의 심층 기획 연재 '대구고립보고서'(매일신문 12월 2일자 1면 등) 보도 이후, 지역사회 전반에서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기초자치단체들이 고립 가구를 겨냥한 대책 마련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서구는 내년부터 1인 가구를 직접 찾아 안부를 확인하는 '행복울타리플러스 사업'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 봉사자 약 30명을 추가 모집해 고립 가구들이 다양한 세대와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고립 가구를 대상으로 문 수리 등 주거 관리 기술을 가르치는 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생활 기술을 매개로 작은 성공을 반복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돕고, 무너진 자존감과 일상 리듬 회복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서구청 관계자는 "'대구고립보고서'를 빠짐없이 읽으며 문제의식에 깊이 공감했다"며 "기존의 위험군 관리 중심에서 벗어나, 사람이 삶의 주체로 다시 서고 관계를 회복하도록 돕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을 강화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구는 내년부터 고독사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방안으로 '반려식물 돌봄' 사업을 추진한다. 복지사가 식물을 매개로 고립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이를 계기로 이웃 간 교류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관계 형성에 방점을 찍은 시도로 보인다.

남구청 관계자는 "'대구고립보고서'에서 지적됐듯 기존 정책은 예방보다는 고독사 조기 발견에 치중해 왔다"며 "결국 사람과의 관계가 핵심이라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지역의 관계성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달서구는 고립·은둔 청·장년의 회복을 돕는 '외출 응원 챌린지'를 구상 중이다. 대상자가 스스로 정한 외부 활동을 수행하고 이를 인증하면 생필품 등을 지원해 사회적 고립 완화를 도모한다. 중구는 지역 내 노인 300여 명 대상 노후설계와 웃음치료·건강생활요법·스트레스 관리 등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해 고립 가구들의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도울 계획이다. 수성구는 1인 가구 온·오프 공간 조성사업인 '1(+)모여방' 사업을 통해 고립가구 모임을 활성화하려고 한다.

기부 단체를 중심으로 한 변화도 감지된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내년부터 사회적 고립 관련 사업에 대한 지원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립 예방과 관계 회복을 목표로 한 사업을 우선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강주현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이번 보도를 계기로 고립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문제라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고립 예방과 관계 회복에 초점을 맞춰 지원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구고립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디자이너 이정민)가 공개됐다. 해당 콘텐츠는 매일신문 홈페이지 메인 배너와 하단 '인터랙티브 콘텐츠 모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구고립보고서' 인터랙티브 콘텐츠 페이지 캡처